캘리포니아주 소득세 급증 기대..2004년 상장 구글, 3년간 70억$ 세수 증가 효과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페이스북이 과연 위기에 빠진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구원할 수 있을까?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최근 주 의회에 제출한 새 회계연도 예산안에서 2012~2013회계연도(2012년 7월~2013년 6월) 재정적자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70억달러 가까이 확대된 16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재정적자 확대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세금 인상이 필요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교육 부문을 중심으로 혹독한 긴축을 실시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브라운은 내심 페이스북이 기업공개(IPO)를 통해 대박을 터뜨리길 기대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먼로 파크에 본사를 둔 페이스북 상장으로 캘리포니아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벼락부자가 탄생할 듯하고 이에 따라 그만큼 캘리포니아 세금 수입도 급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브라운 주지사는 공개적으로 페이스북이 (대박을 터뜨려) 많은 돈을 가져다주기를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브라운 주지사가 제출한 예산안에서는 페이스북 상장으로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하는 소득은 140억달러일 것으로 예상했다. 페이스북 주가가 35달러라고 가정할 경우 차기 회계연도에 약 15억달러의 세금을 거둬들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캘리포니아의 소득세율은 9.3%다.
캘리포니아 주정부 재정·입법 분석부에서는 페이스북 IPO가 캘리포니아 세금 수입 증가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또 오는 11월 소득세율을 3%포인트 인상하는 안이 통과되면 향후 몇 년간 페이스북 IPO로 거둬들이는 세금이 29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통과가 이뤄지지 않으면 24억달러일 것으로 예상했다.
캘리포니아 마운틴 뷰에 본사를 둔 구글은 2004년 상장됐고 캘리포니아주에는 구글 상장 후 3년간 약 70억달러의 세금 수입이 늘어났다.
페이스북 IPO로 기대감에 부풀은 곳은 캘리포니아 주정부 뿐이 아니다. 부동산업자, 자산 매니저, 자동차 딜러 등도 기대에 부풀어 있다.
페이스북 직원들을 고객으로 두고 있는 퍼트남 렉서스의 마크 퍼트남 자동차 딜러는 많은 새로운 사업이 생기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페이스북의 많은 직원들이 우리의 고객이라며 그들의 가족들도 차를 사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미친 것처럼 차량 판매가 이뤄졌던 닷컴 버블 시대의 분위기가 반복될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닷컴 버블 시대에는 스톡옵션을 주택대출 담보로 맡기고도 주택 구매가 가능할 정도였다. 지난해 링크드인이 상장됐을 때에도 기대만큼 부동산 시장은 호황을 보이지 못 했다.
게다가 페이스북 직원들은 상장 후 6개월 간은 페이스북 주식을 매도할 수 없게 돼 있다.
또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안고 18일 나스닥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페이스북의 첫날 거래는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를 남겼다. 상장 직전 공모가 예상범위를 28~35달러에서 34~38달러로 상향조정했고 실제 공모가는 예상범위 상단인 38달러로 결정됐지만 첫날 주가는 공모가 대비 0.23달러(0.61%) 오른 38.2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 대비 10.66% 오른 42.05달러로 거래를 시작해 초반 45달러(18.42%) 까지 치고 올라갔지만 전강후약 흐름을 보이며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하고 말았다.
현재 주가 수준은 캘리포니아 주가 예산안에서 가정한 주가보다 높은 수준이지만 첫날 거래 흐름을 보면 향후 페이스북의 주가가 양호한 흐름을 보일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페이스북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향후 성장 모멘텀에 대한 우려 등으로 주가에 거품이 끼었다는 일부 지적에 투자자들은 꽤 부담을 느끼고 있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퍼트남은 당장의 직접적인 효과는 없겠지만 1년 이상 페이스북 상장에 따른 효과가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어쨋든 페이스북이 잘 되면 장기적으로 소비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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