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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도 있는 입국장면세점, 한국엔 왜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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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도 있는 입국장면세점, 한국엔 왜 없지? 대만 타이베이 소재 쑹산국제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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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해외 여행을 나갔다 오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지인에게 줄 선물을 미리 출국장 면세점에서 구입해 놓고 여행 내내 무거운 무게를 담당하면서 들고 다닌 불편을 겪어 봤을 것이다. 또 여행지에서 잊은 지인의 선물을 뒤늦게 기내 면세점에 구입하면서 스튜어디스의 친절한 서비스에도 불구하고 "왜 출국할 때만 면세점을 이용할 수 있게 할까?"라는 의문을 품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지난달 말 찾은 대만 타이베이 쑹산 공항에서 눈에 띈 것들 중 하나가 바로 입국장에 자리잡고 있는 면세점이었다. 물론 인천공항을 비롯한 국내 공항에도 면세점은 있지만 모두 출국장 면세점, 즉 비행기를 타러 나가는 사람만 면세점을 이용할 수 있다.

대만 공항 당국은 2010년 쑹산 공항에 대한 대대적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면서 입국장 면세점을 설치했다고 한다. 이유를 물어 보니 "우리 중국 사람들은 선물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입국장에서도 선물을 살 수 있게 면세점을 만들었다"는 답이 돌아왔다. 중국 사람들 못지 않게 '체면 차리기'를 좋아하는 한국인들도 해외 여행을 나갔다 올라 치면 직장 선후배와 사돈의 팔촌까지 선물을 챙기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도 대만에도 있는 입국장 면세점이 한국 공항에는 없는 이유는 뭘까?


한국에서도 국제공항 입국장 면세점을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10여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도대체 왜 일까? 현재 인천공항 등 국내 국제공항 입국장에 면세점이 없는 것은 현 관세법 규정상 면세점 입국장을 설치할 수 있는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이미 2010년 현재 세계 62개국 공항 111곳에서 입국장 면세점이 운영되고 있으며, 인천공항에도 입국장 면세점 공간이 마련돼 있어 관세법만 개정되면 설치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회에선 해외 여행자들의 편의를 위해, 또 입국장 면세점이 없는 관계로 국내 입국자들이 해외면세점을 이용하게 되면서 외화 낭비가 초래된다는 점을 근거로 몇 차례 입국장 면세점 설치를 허용하자는 움직임이 일었었다. 지난 2003년, 2005년, 2007년 각각 입국장 면세점 설치 허용을 위한 관세법 개정이 추진됐다.


하지만 번번히 그냥 폐기되고 말았다. 국회에서의 법안 개정 노력이 실패한 것은 찬반 논리가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관세청과 항공업계는 입국장 면세점을 설치하면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이다.


관세청은 입국장 면세점이 설치되면 테러ㆍ밀수 등 보안 감시가 어려워지고, 입국 수속 시간이 지연되고, 과소비로 인한 계층간 위화감이 조성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반대한다.


특히 항공사 측은 입국장 면세점 설치로 인해 출국장 면세점, 시내면세점, 항공사의 기내면세품 판매량 감소를 초래해 결국 항공사 경영악화와 탑승서비스 저하라는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다는 점을 들어 강력 반대하고 있다. 속내는 기내 면세점 매출액 감소를 막자는 것인데, 대한항공의 지난 2010년 기준 기내 면세점 매출액은 1680억원에 달하며, 아시아나항공은 822억원에 이른다.


또 입국장 면세점을 설치한 해외 주요 공항들은 외국 관광객이 주타켓인 반면 우리나라는 주 이용객이 국내인이 될 것이라는 점도 반대 논리 중 하나다.


이에 대해 찬성 쪽에선 세관의 테러ㆍ밀수 감시 활동은 입국장 면세점이 들어선다고 해도 특별히 지장을 받을 일이 없고, 과소비 우려도 현재 엄연히 입국시 휴대품 면세한도(400달러)가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우려할 만한 일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특히 해외이용객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하면 입국장 면세점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갑론을박은 매번 결론을 못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매출액 감소를 우려한 항공사측의 결사적인 로비와 관세청 측의 '조직 이기주의'에 국민의 편익이 침해당하고 있다는 의견이 많다. 한때 정주국제공항 등 지방공항에서 우선 시범적으로 운영한 뒤 도입여부를 최종 결정하자는 절충안도 거론됐지만 감감무소식이다. 어느때보다도 초선 의원이 많아 '손이 덜 탄' 19대 국회의원들도 올 가을 국정감사에서 입국장 면세점을 다룰 것으로 전망된다. 어떻게 될 지는 두고 봐야 겠지만.




김봉수 기자 bski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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