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특기생, 돈 받고 대학 입학 혐의...불구속 기소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스타플레이어 출신 프로배구 감독 하종화(43·현대캐피탈)씨가 체육계에 만연한 부정입학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한동영 부장검사)는 18일 하 감독을 배임수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하 감독 외에 기량이 부족한 선수를 다른 우수 선수와 함께 체육특기자로 대학에 들여보내 주는 대가로 돈을 받아 챙긴 고등학교 배구부 감독 출신 프로배구 코치 권모씨와 연맹 간부 정모씨, 이들에게 금품을 건넨 학부모 4명도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배구계 입시비리 관련 검찰의 남녀배구 대학 감독 소환조사 당시만 해도 별다른 혐의가 불거지지 않아 참고인 신분으로 수사망을 비켜갔던 하 감독은 최근 “2009년 아들의 대학 진학을 부탁하며 하 감독에게 2000만원을 줬다”는 한 학부모의 진술로 덜미를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캐피탈 사령탑에 앉기 전까지 경남의 D고등학교에서 배구부 감독을 지낸 하 감독은 2008년과 2009년 부정입학 청탁과 함께 제자 A군과 B군의 학부모로부터 각각 2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권씨와 정씨도 마찬가지 명목으로 제자의 학부모로부터 각각 2000만원, 1500만원을 받은 혐의다.
검찰 관계자는 “대학 체육특기생 선발이 겉으로만 공개선발일 뿐 실질경쟁률은 1:1에 고교 감독의 입김이 작용하기 쉽다”며 “학부모들은 기량이 부족한 자녀들의 대학 진학을 위해 전세금을 빼거나 대출을 받아서라도 감독들에게 사례비를 건넸다”고 분석했다. 관계자는 이어 “향후 부적격 운동선수의 선발을 막아 체육특기자가 공정한 경쟁선발을 통하도록 대학이 선발기준을 객관화하고 교육당국이 지속적으로 지도·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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