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중국 정부가 최근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인하했지만 자금 대출은 크게 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유럽재정 위기 등 불확실한 수출시장 여건 탓에 기업들의 자금수요가 적은데다 은행들도 대출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는 탓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 중국 경제성장이 둔화되면서 중국 지도자들은 국유은행에 경제를 활성화시키도록 대출을 늘리도록 요구했지만 이번에는 이런 전술이 먹히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중국인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급락한 은행여신은 5월에도 여전히 미약하다고 WSJ는 전했다. 기업투자의욕을 재는 핵심지표인 중장기 기업대출은 2010년 이후 하락세를 보여왔다.특히 지난 달 중장기 기업대출은 1265억 위안(미화 200억 달러)으로 1년 전에 비해 46%나 감소했다.
WSJ는 은행 대출 감소는 경제성장 둔화로 수요가 불확실하고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시점에 기업들이 차입을 경계하고 있고, 부동산 개발업체와 같은 중국 정부의 눈밖에 난 업체나 수출기업들에게 돈을 빌려주기를 꺼리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기업들의 차입기피 현상은 과잉설비로 몸살을 앓고 있는 대규모 국유 제철소에서부터 유럽 재정위기 진정 시기를 점치는 소규모 수출업체에 이르기까지 중국 경제의 전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기업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자비용이 높은 것도 대출을 꺼리게 하는 요인이다. 중국 데이터 제공업체인 윈드(WIND)에 따르면 중국 상장기업의 투자자본수익률은 2007년 11.6%에서 지난해 6.7%로 하락했는데 1년 만기 대출금리는 현재 6.6%인데 일부 기업이 부담하는 금리는 이보다 훨씬 더 높다고 한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미국과 유럽의 수요 감소는 기업 수익을 잠식했다. 금속분야 수익은 부동산 건설 둔화에 따른 철강재 수요 둔화를 반영해 1.4분기에 83%나 줄었다. 중국 수출의 중추인 컴퓨터와 휴대폰, 전자제품 생산업체들의 수익성도 이 기간중 12% 하락했다.
아울러 중국 정부가 부동산 거품을 우려해 부동산 개발업체 대출 규제를 풀지 않으면서 은행들이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할 역할을 줄였고 단기성장률도 제한하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은행들은 서비스나 첨단제조업,교육분야에 진출해 대출을 늘리고 싶은데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철도와 발전소,상수도 사업 등 선호하는 사회간접자본에 자금을 공급하라고 독려하는 등 현격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인민은행이 지난 12일 은행지준율을 0.5% 인하해 18일부터 적용하기로 했지만 돈은 여전히 돌지 않아 은행 금고에는 넉넉한 자금이 쌓여 있게 된 것이라고 WSJ는 설명했다.다시 말해 중국 은행들은 과거처럼 중국 경제의 출력을 높일 수 없게 된 것이다.
바클레이스 캐피털의 후왕이핑 애널리스트는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은행여신이 안정되거나 증가해야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씨티뱅크의 이자율 전략가는 “중국 정부가 선택할 방안은 대출금리를 깎거나 기준금리에 큰 폭의 할인 금리를 적용해 이자율을 낮추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