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하락 마감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일부 그리스 은행에 대한 자금지원을 중단했다는 언론 보도를 악재로 장 초반 상승세는 하락세로 고꾸라졌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주택경기나 산업경기 관련 지표는 예상보다 호조를 보였지만, 증시를 상승세로 끌어올리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33.45포인트(0.26%)하락한 1만2598.55로 장을 마쳤다. S&P 500지수는 5.86(0.44%) 내린 1324.80을, 나스닥지수는 19.72포인트(0.68%) 밀린 2874.04를 기록했다.
◆"ECB, 그리스 은행 지원 중단했다" = 로이터통신 등 일부 언론은 ECB관계자의 발언을 인용, "ECB가 일부 그리스 은행에 대한 자금 구성 재편안에 합의하지 못했다"면서 "지원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ECB가 그리스 은행 중 4곳에만 리파이낸싱용 유동성을 지원할 것"이라면서 "신규 유동성 지원은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ECB는 "자본재편이 곧 끝날 것"이라면서 "재편 후 이들 은행들은 ECB의 정상적인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뜻을 밝혀 언론보도를 일부 시인하는 입장을 밝혔다.
◆美 주택·산업경기 지표는 호조 = 이날 발표된 미국의 주택 및 산업경기 지표는 예상치를 웃돌았다.
지난 4월 주택착공 건수는 71만7000건을 기록, 전월 대비 2.6% 늘었다. 전문가 예상치인 68만5000건을 큰 폭 웃돈 수치다. 향후 주택착공 건수를 예상할 수 있는 건축허가는 71만5000건을 기록해 전월 대비 7.0% 감소하며 다소 움츠러드는 모습을 보였다. 3월 허가 건수는 수정치 기준 76만9000건을 기록하며 2008년9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은 바 있다.
같은날 발표된 미국의 4월 산업생산도 1.1% 증가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망치인 0.6% 증가를 상회할 뿐 아니라 전월 수정치인 0.6% 감소 대비 큰 폭 개선된 수치다.
이 가운데 제조업 생산은 자동차 판매 호조에 힘입어 0.6% 증가를 기록했으며, 설비가동률은 79.2%로 전월 수정치(78.4%) 대비 소폭 증가했다.
◆"그리스, 유로존에 남아야" 곳곳서 한 목소리 = 그리스 유동성 우려가 확산되기에 앞서, 곳곳에서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기를 희망한다는 발언이 잇따랐다. 특히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그리스의 유로존 잔류를 거듭 언급하고 나서면서 이날 뉴욕 증시는 상승세로 장을 열기도 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리스가 유로존에 잔류하길 희망한다"면서 "이것이 그리스와 우리에게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리스가 트로이카팀과 체결한 양해각서(MOU) 외에 추가로 경제성장을 부양할 수 있는 수단을 찾을 수 있다면 그것을 논의해야 한다"면서도 "이 과정에서는 신뢰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메르켈 총리는 전날에도 "독일과 프랑스는 그리스의 경제 성장을 위한 추가 조치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단, 기존에 합의된 긴축은 유지돼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그리스의 유로존 잔류를 강력히 원한다고 밝혔다. 드라기 총재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호제 마누엘 곤잘레스-파라모 집행이사의 5월 말 임기 만료 기념 컨퍼런스에 참석해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는 ECB 정책위원회에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면서도 "그러나 잔류하기는 쪽을 강력히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ECB는 협약에서 명시하는대로 중기적인 물가 안정과 온전한 재무제표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현정 기자 alph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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