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정부가 올 여름 산업계의 전력사용 시기를 조정해 예비전력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키로 했다. 민간업체의 휴가기간을 분산토록 유도하거나 조업시간을 조정하는 식이다.
정부가 16일 발표한 하계 전력수급 대책의 핵심은 전력 피크수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산업계가 전기를 쓰는 시간이나 시기를 조정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일반적으로 7월 말에서 8월 초인 휴가를 8월 중순 이후로 늦추거나, 전기를 많이 쓰는 낮시간을 피해 오전이나 저녁에 조업하는 걸 유도키로 했다. 업체는 피크시간을 피해 조업할 경우 전력 절감량에 비례해 1㎾h 당 1020원씩 인센티브를 받는다. 이 돈은 전력기금에서 나간다.
정부는 "포스코ㆍ현대제철 등 주요 업체가 8월 셋째, 넷째주에 정비ㆍ보수작업을 하기로 했다"며 "이외 전기를 많이 쓰는 업종을 중심으로 자발적으로 협조요청을 마친 상태"라고 설명했다.
여름철 전력수요의 21%를 차지하는 냉방부하도 낮추기로 했다. 백화점ㆍ호텔 등 480여개 대형건물은 냉방온도가 26도로 제한된다. 출입문을 열어둔 채 냉방기를 틀면 과태료를 부과하는 안도 이달 중 확정해 이른 시일 안에 시행키로 했다. 아울러 공공기관은 냉방온도를 28도로 제한하고 피크시간에는 냉방기를 30분씩 순차로 중단하기로 했다.
이날 대책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휴가분산 및 조업시간 조정으로 300만㎾, 민간 자가발전기를 통해 100만㎾ 정도 추가로 예비전력량이 생긴다. 정부는 전력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한 마지노선을 500만㎾로 보고 있다.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당초 올 여름 예비전력은 150만㎾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며 "이번 대책을 통해 예비전력을 500만㎾ 이상 유지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예비전력이 500만㎾ 이하로 떨어질 경우 비상계획도 확정했다. 400만㎾ 이하로 떨어질 경우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 전압을 2.5% 낮춰 공급하고 300만㎾ 이하면 한번 더 전압을 조정하고 사전에 계약한 200개 업체에 대해 직접 전기를 끊는다. 200만㎾ 이하로 떨어지면 전기를 많이 쓰는 20개 업체에 대해 긴급절전을 실시하고 100만㎾ 이하에선 지역별로 단전한다는 계획이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이날 대국민담화를 통해 "국내 전력공급 체계는 단일망으로 돼 있어 일단 전력이 부족하면 전 국토에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사태)이 발생한다"며 "올 여름 전력부족 사태에 대비해 국민여러분이 비상한 관심을 갖고 적극 동참해 줘야만 한다"고 당부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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