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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수입 3천 좌우"…'노량진 로또' 뽑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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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와, 통로다 통로!"


14일 오전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 2층 회의실. 3년마다 열리는 자리 재배정 추첨 행사에선 상인들마다 희비가 엇갈렸다. 지하철 1호선 노량진역 출구가 가까워 손님이 많은 통로 쪽 자리를 추첨한 상인들은 "대박을 터뜨렸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반면 구석진 자리나 통로 쪽과 거리가 먼 곳을 뽑은 상인들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명당'으로 불리는 통로 쪽 가게를 추첨한 C상회 이모 씨는 "이곳에서 30년 넘게 장사했지만 여태껏 '명당'으로 불리는 통로 쪽 가게를 차지한 적이 없었다"며 감격해 했다.


반면 박모(59)씨는 신중히 고른 추첨통에서 통로와 거리가 먼 F급 자리가 나오자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박 씨는 "운이 없나 보다"며 어깨를 늘어뜨렸다. 이모(74)씨도 "3년 전에 이어 또 목이 안 좋은 자리를 뽑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14~15일 이틀간 노량진 수산시장에선 상인들이 '로또' '뽑기 올림픽'으로 부르는 자리 재배정 추첨이 진행되고 있다. 원래 노량진 수산시장의 가게들은 매장 넓이(5.09㎡)가 비슷하고 임대료도 별 차이가 없다. 자리에 따라 보증금은 최대 2000만원, 월세는 20만~30만원가량 차이가 있다. 그러나 위치에 따라 하루 매출액이 최대 3~5배 이상 차이가 나 구석진 곳 상인들의 불만이 컸다. 이에 수협중앙회가 지난 2002년 운영권을 인수한 뒤 3년마다 추첨을 통해 자리를 재배치하고 있다. 전체 750개 가게를 최상위 A급에서 F급까지 6등급으로 분류해 상인들이 가게 번호가 적힌 종이가 들어 있는 플라스틱 통을 뽑는 방식으로 자리를 정해준다.


상인들은 '3년 농사'를 좌우하는 만큼 교회를 다니거나 100일 기도를 하는 등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날 추첨 자리에선 기도하거나 정장을 차려 입은 상인, 한 손에 부적을 쥔 채 뽑기를 하는 상인도 있었다. 이날 350여 가게에 대한 추첨이 끝났고, 15일 나머지 400개 가게의 주인이 정해진다. 자리 이동은 30~31일 진행된다.




김봉수 기자 bski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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