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화장품 신규 브랜드는 '이대 앞'부터 장악해야 한다는 업계공식이 깨졌다. 최근 화장품업체들이 신규 브랜드의 본격 출점을 앞두고 1순위로 입점을 노리는 곳은 바로 신사동 가로수길. 이 거리는 최근 2~3년 새 가장 유행에 민감한 장소로 떠오르면서 국내 내로라하는 브랜드들이 다 입점하고 싶어 하는 곳이다.
연예인들이 즐겨 찾는 한적한 장소로 여겨지던 이 거리는 '물 좋다'는 입소문에 외국인 관광객까지 몰려드는 '핫 플레이스'로 변모했다. 이에 엄청난 임대료에도 마케팅 차원에서 한두 달 짧게 운영하고 빠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최근 신사동 가로수길에 냉장 화장품 '프로스틴(Frostine)'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다. 이 거리에 빌리프, 더페이스샵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LG생건은 신규 브랜드 프로스틴 역시 백화점 출점을 앞두고 가로수길에 미리 오픈했다. 홍보와 매출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LG생건 관계자는 “가로수길이 최근 유행을 가장 빠르게 반영하는 곳이 됐다”면서 “국내서 내로라하는 대표 브랜드는 다 입점이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은 매장을 낼 때 1순위가 가로수길”이라면서 “젊은 층이 많고 최근에는 외국인도 많이 오기 때문에 홍보에 가장 적합한 장소”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프로스틴은 백화점 채널이 주요 판매경로가 되겠지만 가로수길에서 미리 소비자 반응을 테스트한다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예전에는 신규 화장품 브랜드는 '이화여대 앞'에 매장을 내는 것이 정석이었다면 최근에는 가로수길로 옮겨 갔다는 설명이다.
현재 가로수길에는 빌리프, 더페이스샵, 프로스틴뿐 아니라 아모레퍼시픽이 방문판매에서 시판으로 채널을 바꿔 선보인 '프리메라'의 팝업스토어도 운영 중이다. 지하철 신사역에서 가로수길로 연결되는 지하통로에는 에뛰드, 토니모리 등 브랜드숍 화장품들이 즐비하다.
화장품업계 한 관계자는 “임대료가 엄청나게 비싼데도 브랜드들이 다들 가로수길에 들어가려고 한다”면서 “워낙 비싸다보니 매출이 안 좋은 브랜드는 엄두도 못 내고 신규 브랜드의 경우 한두 달 정도 짧게 운영을 하고 빠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박소연 기자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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