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통합진보당의 운명을 결정할 중앙위원회가 개막됐다. 회의 시작부터 '성원보고'를 둘러싸고 당권파와 비당권파 간에 의견 충돌로 파행을 빚고 있다.
통합진보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일산 킨텍스에서 제1차 중앙위원회를 열고 비례대표 후보 사퇴의 건과 혁심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논의 중이다.
중앙위원회 의장직을 맡은 심상정 공동대표는 모두 발언에서 "걸어왔던 진보정치 15년을 되돌이켜봤다"며 "오늘 저와 여러분은 진보정치에 불어오는 거대한 소용돌이 그 중심에 섰다"고 말했다.
심 공동대표는 "허물과 껍질을 벗어던지고 더 아름답고 당당한 통합진보당으로 우뚝 설수 있다면 우리가 헤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오늘 중앙위원여러분이 용기와 책임으로 우리 통합진보당을 다시 세워달라"고 당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앙위는 시작 전부터 중앙위원의 성원 확인 문제를 두고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충돌했다.
이날 진보당 중앙위는 총 912명 위원 중 오후 2시 기준 546명이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심 공동대표가 성원에 이의있냐고 묻자 당권파 중앙위원들이 연달아 이의를 제기했다.
한 중앙위원은 "제가 알기로 중앙위원의 교체가 많이 이뤄졌다"며 또다른 중앙위원은 "오늘 참석하 중앙위원들의 주민번호 뒷번호 자리를 확인하자, 유령당원이 있을지 모른다"고 문제 제기했다.
심대표가 회의를 진행하려고 하자 "발언권을 달라"는 항의가 중앙위원과 참관석에서 곳곳에서 계속됐다.
일부 감정이 격해진 한 중앙위원은 다른 중앙위원을 향해 'x새끼' 욕설을 하며
분위기를 험악하게 만들기도 했다. 당권파 중앙위원들은 중앙위원 명부가 바뀌었다며 문제 제기를 이어나갔다.
박 모 중앙위원은 "전주시 이영식 의원이 제주 서귀포시 중앙위원으로 선임됐다"며 "이 부분에 대해 정확한 해명이 되자"고 말했다.
그러자 지목된 이영식 중앙위원은 "지금 중앙위원들 사이에 이영식 의원이 제주도 중앙위원으로 했다고 해서 그런 문자를 돌고 있다"면서 "악의적 문자로 당을 분열할려고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김용신 사무부총장은 "전체 961명 중앙위 구성인원 중에서 구 민노당 531명 참여당 285명 구 통합연대 143명으로 함께 하기로 했다"면서 "중앙위 구성은 각 통합주체로 일임됐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권파 중앙위원과 참관인 200여명은 '성원 확인' '명부확인' 구호를 외치며 회의 진행에 막으며 장내 소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따라 원활한 회의 진행이 이뤄지기 어려워 보인다.
한편 이정희 공동대표는 이날 중앙위 회의에 앞서 대표직 전격 사퇴를 선언하고 회의장을 떠났다. 유시민·심상정·조준호 공동대표도 이날 중앙위 회의를 마친 뒤 사퇴할 방침이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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