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관광벨트' 명소로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20대 초반의 중국인 마오 진 이엔씨는 최근 부모님과 함께 한국 여행길에 올라 서울 청담동 한 호텔에 숙소를 잡았다. 중국내에서 입소문난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쌍꺼풀 수술을 하고 인근 피부과에서 턱근육 축소를 위한 보톡스 시술을 받기 위해서다. 처음 목적은 마오씨의 쌍꺼풀 수술이었지만, '성형관광'을 준비하면서 이런 저런 자료를 찾다보니 결국에는 온 가족이 함께 한국에 오게 됐다. 어머니는 강남의 유명의원에서 건강검진과 스파를, 아버지는 평소 고민거리였던 탈모를 해결하기 위해 모발이식을 받기로 했다. 마오씨는 “이왕 온 김에 온가족이 일주일 정도 머물면서 호텔서 휴식도 취하고, 관광·쇼핑도 즐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강남 지역 피부과·성형외과를 중심으로 '중국인 성형관광벨트'가 형성되면서 성형 후 마스크를 쓴 중국인들이 강남지역 백화점 및 호텔을 드나드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숙소, 피부과·성형외과, 백화점이 이들이 주로 찾는 동선이다. 우선 '성형관광'을 목적으로 하는 중국인들은 주로 강남 인근에 숙소를 잡고, 일주일 정도 머물면서 성형수술을 한 뒤 쇼핑을 즐기다 돌아간다.
국제성형투어 한 관계자는 “중국내에서도 정보교류가 활발해 눈은 A병원, 코는 B병원 등 본인이 원하는 병원을 콕 집어서 예약해 달라고 요청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대부분 강남 지역에 위치한 병원으로 적게는 500만원에서 많게는 2000만원 정도, 평균적으로 1000만원 정도 시술비를 잡고 온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인들이 코나 눈은 기본이고 줄기세포, 모발이식 등 다양한 상품들을 많이 찾는다”면서 “스파·검진·스킨케어 등 패키지 상품들은 엄청난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찾는 사람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수천만원짜리 병원시술을 받은 뒤 마스크를 쓴 채 인근 백화점 명품관을 찾고 있다.
강남에 위치한 갤러리아명품관의 경우 올해 1·4분기 중국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1%, 일본인 매출은 74% 신장하며 외국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0%가량 신장했다. 특히 지난해 텍스리펀드 기준으로 갤러리아명품관의 외국인 매출은 전년 대비 40% 신장하며, 강남지역 백화점 중 외국인 매출에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했다.
갤러리아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강남지역에 성형관광을 오는 중국인들이 늘어난 덕분에 외국인 매출이 부쩍 늘었다”고 설명했다.
갤러리아백화점 관계자는 “직원들이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중국어 공부에 열을 올린다”면서 “강남을 찾는 중국인들은 그냥 구경만 하고 가는 것이 아니라 방문이 곧 돈이 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요즘은 중국인들도 고객카드를 원하면 만들어 주고 이메일을 등록해 놓고 신상품이 나오면 중국말로 이메일을 다 보낸다”면서 “요즘에는 중국인 고객들도 내국인들과 똑같이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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