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1대 판매..벤츠·BMW 등 신차 출시 잇달아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뚜껑 없는 차' 컨버터블 자동차 시장이 올 들어 뜨거워지고 있다. 국내 자동차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고객들이 개성있는 차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 컨버터블(로드스터 포함) 차량 규모는 201대로, 사상 최초로 200대를 돌파했다. 각 업체가 올 들어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마케팅에 열을 올린 결과다. 지난달만 해도 페라리 458 스파이더를 비롯해 골프 카브리올레, 미니 로드스터 등이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이전까지 월 최고 판매대수는 지난해 5월 기록한 190대였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컨버터블은 그동안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남들과 튀지 않는 무난한 것을 좋아하는 성향이 강한데다 국내에서는 잘 어울릴 것 같지 않다는 생각에서다. 국내 자동차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현대ㆍ기아차도 시장성을 이유로 아직 컨버터블에는 뛰어들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가 세단 위주에서 점차 다양화되면서 컨버터블에 대한 인식도 변하기 시작했다.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마이카 붐을 타고 '무난한' 세단이 그동안 보급됐다면 지금은 개성을 나타낼 수 있는 세컨드카가 구매의 대세"라고 말했다. 세단이라는 '기본'이 갖춰진 만큼 독특한 차가 인기몰이를 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국내 컨버터블 가운데 판매가 가장 두드러진 차종은 올 1월 선보인 메르세데스-벤츠의 SLK200이다. 올 들어 4월까지 판매대수는 246대로 같은 기간 전체 컨버터블 판매대수인 678대의 3분의1을 웃돌았다. 특히 비수기인 겨울철에 출시됐음에도 불구하고 1월 57대를 비롯해 2월과 3월에 각각 64대를 기록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았다.
SLK200의 가장 큰 특징은 로드스터임에도 불구하고 하드톱 방식을 택해 쿠페로의 '변신'이 자유롭다 점이다. 조작도 쉬워 불과 수초 만에 지붕을 여닫을 수 있다.
운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엔진 역시 강해졌다. 이 차에는 1796cc, 직렬 4기통 직분사 엔진이 장착됐는데 가속력과 코너링이 탁월했다. 나지막하게 들리는 배기음 역시 매력적이다.
엔진은 184마력(5250rpm)과 최대토크 역시 27.5km.g에 달한다. 11.1Km/ℓ의 공인연비도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디자인이 더욱 젊어진 점도 인기에 한 몫 한다는 분석이다. 벤츠의 디자인 이미지는 40대 이상 중년 남성을 떠올리지만 SLK200의 전면부 디자인을 보면 이 같은 고정관념은 깨진다. 미끈하게 빠진 보닛과 그릴 한가운데 위치한 과도할 정도로 커보이는 벤츠 엠블럼이 이미지를 젊게 만들었다.
이와 함께 눈에 띄는 차량은 폭스바겐 골프 카브리올레다. 지난달 9일 국내 출시와 함께 판매되기 시작했는데 그 달에만 20대가 판매됐다. 벤츠 SLK200과 E350 카브리올레에 이어 세번째로 많은 숫자다.
골프 카브리올레는 1979년 첫 판매되기 시작한 이후 2002년까지 3세대에 걸쳐 약 68만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신형 골프 카브리올레는 골프 특유의 디자인은 유지하면서 날렵하게 기울어진 윈드스크린과 더욱 낮아진 루프라인, 짧아 보이는 트렁크 등이 조화를 이뤘다는 평가다.
여기에 17인치 알로이휠과 골프GTI와 GTD처럼 바이제논 헤드램프와 LED리어램프가 적용됐다.
완전 자동으로 작동하는 전동 소프트탑은 개방하는데 9.5초가 소요된다. 또 시속 30km 이하로 주행할 때 언제든 열고 닫을 수 있다. 흡음 레이어를 추가한 루프와 새롭게 디자인된 윈도우 및 도어실, 엔진 브래킷 등이 소음을 최대한 흡수하도록 해 승차감을 높였다.
파워트레인은 1968cc 커먼레일 직분사 방식을 적용한 2.0 TDI 엔진과 6단 DSG변속기를 조합해 최대출력 140마력(4200 rpm), 최대토크 32.6kgㆍm (1750~2500rpm)의 성능을 구현한다. 또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도달하는데 9.9초가 걸리며 최고 속도는 205km/h에 달한다. 친환경 기술인 블루모션 테크놀로지를 적용해 복합연비 기준 16.7km/ℓ로 비교적 높다. 국내 판매 가격은 4390만원(VAT 포함)이다.
지난달 말부터 공식 판매에 돌입한 미니 로드스터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미니 쿠퍼S 로드스터는 열흘도 안되는 기간 동안 8대가 판매됐다. 이 차는 미니 브랜드 최초의 로드스터로 강력한 성능과 함께 복고풍의 아기자기한 실내가 매력적이다.
이 차에는 1.6ℓ 4기통 엔진이 장착됐다. 최고 122마력, 최대토크 16.3kgㆍm에 달한다. 트윈스크롤 터보엔진을 장착한 '미니 쿠퍼 S 로드스터'는 최고 184마력, 최대토크 24.5kgㆍm의 기록을 보유했다.
미니 쿠퍼 로드스터 연비는 12.7km/ℓ(복합연비), 미니 쿠퍼 S 로드스터는 12.4km/ℓ에 달한다.
이외에 아우디 A5 카브리올레 2.0 TFSI 콰트로, BMW 328 컨버터블, BMW Z4 3.5S 등도 최근 관심을 받고 있는 컨버터블이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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