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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총재, 박재완 장관에게 "빠른 55년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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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재완, 그럼 빠른 55년생이야?"


지난달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 이렇게 물었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와 IMF 춘계총회가 열린 워싱턴에서다.

회기 전 양자회담을 벌인 두 사람은 부쩍 가까워졌다. 박 장관은 "IMF의 재원확충 배 경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적극적인 참여를 약속했고, 라가르드 총재는 박 장관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대화를 이어가던 중 박 장관은 "우리 둘 다 55년생 동갑인데 편하게 '이름(first name)'만 부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한국식으로 풀면 '말을 놓자'는 얘기다. 친화력 좋기로 유명한 라가르드 총재는 흔쾌히 "그러자"고 화답했다.

이렇게 훈훈한 분위기 속에 회담을 마무리하며 박 장관은 말했다. "사실, 내가 1년 선 배다. 그런데 (통 크게) 말을 놓는 거다" 박 장관은 55년 1월생이다. 흔히 말하는 '빠른 55 년생'이니 학교 동급생들은 54년생으로 한 살 위다. 라가르드 총재는 56년 1월생이니 한국에서라면 꼼짝없이 '선배님' 소리를 했어야 하는 입장이다.


그러자 라가르드 총재는 진지한 얼굴로 이렇게 되물었다. "재완, 그럼 빠른 55년생이야? 그럼 양띠야 말띠야?"


박 장관은 이 순간을 떠올리면서 "국제기구 수장, 사상 최초의 IMF 여성수장은 역시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대화 상대의 문화적 배경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라가르드 총재에게 감탄했다는 칭찬이었다.


라가르드 총재는 박 장관이 귀국한 뒤 다시 한 번 세심한 배려로 박 장관을 감동시켰다.


라가르드 총재는 박 장관이 귀국한 뒤 이틀만에 편지를 보내 "한국은 15년 전 IMF의 구제금융을 지원받은 후 경제 체력과 회복력을 개선하는 근본적인 변화를 이뤘다"면서 "한국이 양자차입 협정을 통해 IMF 재원 확충에 중요한 기여국이 되는 수준까지 발전한 걸 지켜보는 건 기쁜 일이다. 한국의 지원에 찬사를 보낸다"고 전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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