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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 '개콘 경쟁력'에서 배운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44초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신세계그룹이 적자생존ㆍ무한경쟁 구도로 시청률이 고공행진하고 있는 '개그 콘서트'의 성공 사례에서 기업의 생존전략을 배우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신세계그룹은 2일 사내 방송국(SCS)의 'SCS 스페셜' 코너를 통해 '개콘을 보면 기업 경쟁력이 보인다'는 주제로 개콘의 차별화 전략을 방영했다.

또 다음달에는 같은 주제로 개콘의 서수민PD가 신세계백화점의 임직원대상 강좌인 '지식콘서트'의 강사로 특강하는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이런 자리가 마련되는 것은 개콘에 냉혹한 시장경제 논리가 숨어 있으며, 출연ㆍ연출진이 매번 '올인'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에 맞설 수 있다는 신세계그룹 경영진의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개콘에서는 통상 15개의 코너가 무대에 올려지지만 2~3개 코너는 편집을 거치면서 경쟁 프로그램에 밀려 전파를 타지 못한다. 또 100여명의 개그맨 가운데 선ㆍ후배와 상관 없이 50% 정도만 방송에 출연할 수 있다.


3~5분 짜리 프로그램 하나를 위해 1주일간 '필살기'를 고민하게 만드는 방식.


이 같은 무한경쟁의 논리는 이마트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는 글로벌소싱 분야의 사내 경연장인 '이마트 해외소싱 컨벤션'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매달 한번 정도 열리는 해외소싱 컨벤션에서는 바이어들이 발로 뛰어 전 세계에서 3개월~1년 가량 발굴ㆍ준비한 새로운 제품이 선보인다.


통상 50여개 정도가 진열되는데, 여기서도 냉혹한 시장경제의 논리가 적용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을 비롯한 이마트 경영진이 높은 안목으로 '낙점'한 제품은 20여개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문제점을 보완, 재경합 해야 하거나, 아예 출시되지 못 하고 사장된다.


"경쟁 업체에서 6개월 안에 따라잡을 수 있거나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지 못 할 것 같은 상품은 처음부터 가져오지 마라"는 것이 이마트 경영진의 주문.


이렇게 치열한 경쟁을 거친 해외소싱 컨벤션의 간판스타는 '반값 상품'들. 최근 6개월간 '이마트 반값 빅3'로 꼽히는 이마트 TVㆍ세라도 원두커피ㆍ반값 자전거가 이 과정을 통해 개발됐다.


또 개콘의 차별성은 선ㆍ후배와 상관 없이 해당 코너의 특징을 잘 살릴 수 있는 개그맨을 적재적소에 분배하는 데 있다. 종종 어느 누구의 아이디어라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흥행'을 위해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더 잘 실행할 수 있는 동료에게 그 역할을 넘겨주기도 한다.


이마트도 '협력업체 경쟁력이 곧 이마트의 경쟁력'이라는 판단 아래 새로운 상품 개발 과정에서 전통적 유통-제조업체 구분을 뛰어넘는 역할 분담을 하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히 국내 중소업체가 수입한 완제품을 판매했다면, 지금은 제조업체를 대신해 해외에서 원료를 사오는 방식을 택해 '반값 상품'이 가능한 것이다.


개콘의 간판프로그램은 과거에는 남성, 젊은 취향이 대부분이었는데 최근에는 여성과 가족들이 공감하는 프로그램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드라마에 집중하던 비주류 시청자들의 니즈(Needs)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했기 때문에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채널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도 고객 니즈의 변화를 따라가는데 급급하지 않고 오히려 고객 앞에서 이끌어가는데 조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패션과 식음 분야의 트렌드 변화가 빨라지면서 충성고객을 확보했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고, 최고라고 해서 끝없이 사랑 받을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번에 개콘의 핵심 경쟁력을 임직원들이 공유한 것을 계기로 변화와 혁신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같은 개그맨, 포맷과 테마로 무대에 올랐다고 해도 적자생존 속에서 발휘되는 아이디어, 유연한 협업시스템 효과, 공감과 소통이 밑거름 되는 치밀한 전략이 있었기에 개콘은 매번 새롭다는 데 공감했기 때문이다.


이런 밑거름이 뒷받침 돼야 고객이 기업에 환호하고 열광하고, 기업은 실패해도 좌절하지 않으며, 직원들은 고객의 니즈를 선도한다는 사명감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끊임 없이 고객을 연구하고, 도전하는 열정이 지속될 때 비로소 고객과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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