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미국의 광우병 발생과 관련해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즉각적인 수입중단 조치를 내리지 않는 것에 대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태국 등에서 잇따라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수입중단 조치를 내리고 있는데다, 정부가 계속 수입하기로 결정한 판단 근거인 미국측 답변서가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확보하기에는 내용이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27일 배포한 2매 분량의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정부의 답변서 내용을 일부 공개했다. 앞서 우리 정부는 지난 25일 광우병 발생 젖소의 연령과 발생장소, 정형성 여부 등의 정보 제공을 요청했고 이틀 뒤 미국정부로부터 답변서를 받았다.
농식품보가 공개한 답변서에는 "발생동물은 10년 7개월된 젖소이며, 캘리포니아 툴레어 카운티 소재 젖소 농장에서 사용됐다"며 "해당 동물이 다리를 절고 일어서지 못하는 증상을 보여 안락사 시킨 후, 렌더링공장(사체처리 시설)로 이송됐으며, 국가예찰 프로그램에 따라 렌더링공장에서 해당 동물의 시료를 채취했다"고 밝히고 있다.
또 "1참검 후 확인검사를 위해 캘리포니아대학으로 보내졌고, 최종 확진을 위해 미국 정부 표준실험실(국가수의연구소)로 보내졌다"며 "미국 국가수의연구소에선 면역조직화학검사법(뇌 조직내 변형 프리온 단백질 염색 후 현미경 관찰)과 웨스턴블라팅(뇌조직내 변형 프리온 단백질을 분리해 정성분석) 검사법으로 확진검사를 실시한 결과 해당 동물은 비정형 BSE(소 해면상뇌증, 광우병) 양성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미국에서 이 젖소에 대한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어, 추후 제공하겠단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답변서 내용으로는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우선 광우병에 걸린 젖소가 무엇을 먹고 자랐는지, 함께 자란 소들은 어디에 있는지 등 이력추적이 확인돼지 않은 점이다. 또 해당 젖소가 동물성 사료나 화장품 등을 가공하는 렌더링공장으로 보내진 것도 미국의 광우병 관리의 허술함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미국 정부는 이번 BSE건이 정기예찰프로그램에 의한 것으며, 해당 소가 식품체인으로 유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며"이번 미국내 BSE 추가 발생에도 불구하고 BSE방역시스템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미국의 답변서 원문을 공개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선 외교관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다른 나라로부터 온)전문은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이라며 "1970년대 외교전문도 공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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