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지구가 멸망하는 날까지 살아남는 것 두 가지는? 바로 '바퀴벌레'와 '고부갈등'이다.
우스갯소리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게 현실이다. 이런 고부갈등을 다룬 KBS 2TV 주말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 시청률 40%에 육박하며 인기리에 방영 중이다.
커리어우먼 차윤희(김남주 분)가 남편 방귀남(유준상 분)의 잃어버렸던 가족을 만나게 되면서 겪는 좌충우돌 '시월드(시어머니 시누이 시댁 등을 가리키는 신조어)’ 체험기에 많은 여성들이 공감하고 있는 것.
그렇다면 드라마 속의 모습은 현실과 얼마나 닮아있을까?
결혼정보회사 레드힐스가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을 토대로 여성 회원 300명에게 '고부갈등에 대처하는 부부의 자세'에 관해 조사했다.
먼저 ‘고부갈등 시 원하는 남편상’에 대한 질문에 10명 중 7명은 ‘자신의 편에 서는 남편(71%)’을 단연 1위로 뽑았다. 이어 ▲중립을 지키는 남편(27%), ▲시어머니 편에 서는 남편(2%)이 그 뒤를 이었다. 자신과 시어머니를 중재하는 역할도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아내인 자신을 우선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더 큰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얄밉다'라는 말이 있다. ‘드라마 속 갈등을 부추기는 시댁캐릭터’를 묻는 질문에는 10명 중 4명 이상(46%)이 ‘사사건건 트집잡는 시누이 방말숙(오연서 분)’를 꼽았다.
2위는 ▲은근히 잔소리하는 시어머니 엄청애(윤여정 분·39%), 3위는 ▲눈치 없는 작은어머니 고옥(심이영 분·10%), 4위는 ▲꼬장꼬장한 시할머니 전막례(강부자 분·5%)가 차지했다.
마지막으로 ‘드라마 내용 중 간섭이 지나쳤던 대사’를 꼽는 질문에 "'집 현관비밀번호가 뭐니'(41%)라는 대사였다"고 답했다. 아무리 자녀라고 해도 결혼을 한 이후에는 독립적이고 자율성을 중시하게 마련인데 지나친 간섭과 강요를 단적으로 나타내주는 예라는 것.
그 뒤로 ▲내 아들이 힘들게 번 돈인데 과소비가 심하구나(30%) ▲아들 아침밥은 꼭 챙겨야지 않겠니?(18%) ▲제사준비는 며느리 몫이지(11%) 순으로 나타났다.
선우용여 레드힐스 대표는 "'아들은 사춘기가 되면 남이 되고 군대 가면 손님이 되고, 장가가면 사돈이 된다'는 말이 있다"면서 "과거에 비해 부부관계가 보다 독립적이고 자율성을 중시하는 만큼 지나친 간섭과 강요는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