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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인스│고단함을 이기게 해주는 노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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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인스│고단함을 이기게 해주는 노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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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기 발랄. 웹툰 작가 임인스의 작품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이렇다. 오랫동안 연재되던 전작 <싸우자귀신아>부터 현재 연재 중인 <용의 아들 최창식>까지 그의 작품은 읽다 보면 예상하지 못하는 지점에서 웃음을 터뜨리게 된다. 판타지 설정으로 진행된 <용의 아들 최창식>에서는 젊고 잘생긴 히어로 주인공 대신 할아버지가 등장하고 운명적으로 시작되어야 할 모험도 주인공 최창식이 칼을 뽑은 것을 후회하며 시작된다. 반짝반짝 빛나는 작품 속 유머는 설정을 넘어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단어에서도 드러난다. “‘끄르뀨’ 같은 건 길게 생각하면 오히려 재미가 없어지는 것 같아 즉흥적으로 만든다는” 작가의 말처럼 <용의 아들 최창식> 속 상상력은 가볍게 이야기를 따라가면서도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힘이다.

어릴 적부터 전통 판타지를 좋아했다는 임인스는 “판타지 만화를 그려보고 싶었던 단순한 이유”에서 <용의 아들 최창식>을 시작했다. 전작들과는 다른 가벼운 설정은 “판타지 장르 만화는 엄청난 그림 실력을 보유해야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데 그림 실력이 부족해 이러한 분위기로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는 겸손 섞인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누구나 쉽게 이야기를 읽을 수 있는 것, 판타지이지만 한 가지로 정리할 수 없는 장르라는 점이라는 이 작품의 장점으로 이어졌다. “전작과 비슷하게 ‘희로애락’을 모두 보여주고 싶었어요. 지금까지 진행된 ‘병맛 개그’ 방식을 저는 ‘희’로, 서서히 공개되는 주인공들의 진지한 사연들은 ‘로애락’을 담고 싶은 거죠. 한 가지 장르는 정하지 않습니다.” 허세가 보이는 주인공도 오히려 히어로다운 잘난 척보다 약간은 빈틈이 있어 정이 가는 것도 누구나 있는 상처를 서로가 알게 되고 오해를 풀어가는 장면은 코끝을 찡하게 만드는 순간 때문이다.


그래서 한없이 재밌다가도 작품 속에서 ‘사랑, 평화, 인내’처럼 어려운 주제를 강조하며 진지한 분위기를 이끄는 작가의 성향은 흥미롭다. “당연하거나 진부한 단어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걸 좋아합니다. 그런 제 성향을 이야기로 풀어내고 싶었던 것 같아요. 초반에 주인공들뿐만 아니라 저나 독자분들 모두 그 단어를 가볍게 접하거나 표현하는데 가면 갈수록 진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거죠. 그렇게 되짚어 볼 수 있는 구조를 좋아합니다.” 일주일을 모두 웹툰 작업으로 보내며 “역마살 성향”을 누르는 임인스. 마감이라는 압박 속에서도 작품에는 가벼운 농담과 유머를 녹이고 진지한 주제까지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힘은 재미와 의미 모두를 찾으려는 작가의 태도 때문이다. 그런 그가 고단함 속에서 자신을 구해주는 음악들을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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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인스│고단함을 이기게 해주는 노래들

1. 두번째 달의 < 2nd Moon >
듣기만 해도 시원한 음악. 임인스가 추천한 첫 번째 곡인 두 번째 달의 ‘서쪽하늘에’는 그런 느낌이다. 음악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나라의 민속 악기는 흥겨움을 더하고 하늘과 여행 등 단어만으로도 행복해지게 하는 주제를 주로 다루는 두 번째 달의 이야기는 더없이 시원하다. 임인스에게 이 곡은 작업할 때 꼭 필요한 음악이기도 하다. “고등학교 때 친구 MP3에 있던 음악이었는데 그때 이후 쭉 사랑하는 음악입니다. 작업할 때도 근엄한 기분으로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 같아요.” MBC <아일랜드> OST에도 수록된 ‘서쪽하늘에’는 임인스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도 여전히 아련한 감성을 자극하며 오래 기억 속에 남아있는 곡이다.

임인스│고단함을 이기게 해주는 노래들

2. 아일랜드의 < Agami >
‘아주 잠깐이라도 이곳을 벗어나 달콤한 낮잠처럼 나를 쉬고 싶어’ 심현보와 하관웅, 박민서로 구성된 모던 록 밴드 아일랜드의 ‘지중해에 가고 싶다’는 일상에 지친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가사가 특징이다. 현실 도피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더라도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 때 듣는다면 조금이라도 해방감을 맛볼 수 있다. 임인스 또한 “6년간 연재하면서 휴식다운 휴식을 취해보지 못한 저의 답답함을 해소해주는 노래”라며 추천했다. 이 곡은 그의 개인 블로그 BGM이기도 하다. “제가 역마살 성향이 좀 있는데 독방과 인내 속에서 작업을 해야 하는 직업을 가졌잖아요. 마음은 언제라도 새로운 곳으로 떠나고 싶은데 말이죠. ‘지중해에 가고 싶다’는 저뿐만 아니라 그런 현대인의 답답함을 해소해주는 노래인 것 같아 매우 좋아합니다.”


임인스│고단함을 이기게 해주는 노래들

3. 서태지의 < 7th Issue >
임인스가 추천한 세 번째 곡은 서태지의 ‘Live Wire’다. 이 곡은 2004년 발매된 서태지의 7번째 정규 앨범 타이틀곡 중 하나다. <6집 울트라맨이야> 이후 3년 4개월 만에 공개한 7집은 서태지 본인이 작사, 작곡, 프로듀싱한 것은 물론 미국과 일본의 스타급 엔지니어가 참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고단함을 이겨내고 싶을 때 들어요. 힘이 넘치는 음악입니다.” 임인스의 말처럼 ‘Live Wire’는 사운드부터 가사까지 열정을 느끼게 하는 곡이다. ‘그 누구도 어떤 이도 TV 속의 뉴스도 혼란 속에 지친 내겐 위로가 된 적은 없어. 단지 내겐 열 두음의 멜로디만이 나의 마음속에 위로가 되어 주었던 유일함이었어’ 등의 가사는 듣는 사람을 일으키는 힘이 있다.


임인스│고단함을 이기게 해주는 노래들

4. 넬의 < Slip Away >
지난 10일 4년 만에 넬의 새 앨범이 발매되자 이들을 기다려온 많은 팬들이 열광했다. ‘Slip Away’라는 앨범 제목처럼 음악 곳곳에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이 묻어 있어 넬의 감성이 그대로 이어졌다. 특히 이번 앨범은 노라존스, 뮤즈 등이 녹음한 것으로 알려진 뉴욕의 아바타 스튜디오에서 작업돼 더욱 화제가 됐다. 임인스는 “요새 거의 무한 반복 듣고 있는 앨범이에요. ‘Loosing Control’은 그중에서 가장 느낌 있는 곡인 것 같습니다”라며 추천했다. ‘Loosing Control’은 가사는 짧지만 ‘Stop fucking with my brain. Stop spitting on my pain’ 등이 강한 인상을 남기고 김종완의 목소리와 낮은 기타 소리까지 어우러져 쓸쓸한 느낌을 더한다.


임인스│고단함을 이기게 해주는 노래들

5. 이승환의 < His Ballad II >
임인스가 추천한 마지막 곡은 이승환의 ‘꽃’이다. 이규호가 작사, 작곡한 ‘꽃’은 2003년 발매된 이승환의 두 번째 발라드 베스트앨범 < His Ballad II >의 타이틀곡이며 이 앨범에만 수록된 신곡 중 하나다. ‘꽃’의 뮤직비디오는 제주도에 야외 세트장을 만들어 촬영됐고 15m 크기의 로봇 ‘egg’가 등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학창시절부터 이승환의 팬”이었다는 임인스는 “아련하게 전해지는 감성을 좋아하는데 이 음악이 딱 그런 느낌”이라며 추천했다. ‘많은 시간이 흘러서 우리 살아가는 작은 세상 몇 바퀴를 돌아 그대가 내 삶의 시작이었다는 뒤늦은 고백도 갈 곳이 없네’ 등의 가사는 임인스의 말처럼 떠나간 연인을 그리워하지만 잡을 수 없는 마음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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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인스│고단함을 이기게 해주는 노래들

좋아하는 일을 직업을 삼는다는 것은 만만한 일이 아니다. 임인스 또한 “남들이 부러워할 만큼 행복을 주지 못한다고 느껴 좌절하기도 합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웹툰 작가로 데뷔한 이후부터는 다른 일을 꿈꾸지 않았다. 웹툰 작가는 “갖고 있는 역량 이상의 것들”이 필요해 힘은 들지만 “성장하는 재미가 매우 큰 직업”이기 때문이다. “미술적 능력과 문학적 능력이라는, 좌뇌와 우뇌의 능력을 모두 충족시켜야 좋은 만화를 만드는 것 같아요. 하지만 하나하나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그런 야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재미가 지금 당장 웹툰을 계속 그리게 해주는 원동력인 것 같습니다.” 매주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정말 그의 말대로 야망이라 할 만큼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래 왔듯, 웃음 속에 감동이 있는 작품을 그려온 임인스라면 그 야망 또한 기대해볼 만하다. 재기 발랄과 의미. 지금도 임인스는 두 가지 모두를 채우기 위해 달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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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한여울 기자 six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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