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웹하드 음란물 유통실태 점검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청소년들이 인터넷 및 모바일 음란물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어 문제다. 주요 웹하드 사이트에서 별다른 차단 장치 없이 음란물이 대량으로 유통되고 있어 청소년들이 음란물을 자유롭게 다운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는 주요 웹하드 사이트 10개 업체를 대상으로 음란물 유통실태에 대한 샘플조사를 한 결과, 노골적인 음란물이 매일 수백 건, 시간당 70~80건씩 업로드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방문자 수 1위인 A사이트는 지난 12일 자정부터 다음날 10시까지 10시간동안 총 840건의 성인물이 업로드됐다. 대부분이 포르노성 음란물이었다. B사이트 역시 20일 자정부터 8시간 동안 총 560여건의 성인물이 게시판을 도배했다. 1분에 1건이 넘는 음란물이 올라오는 셈이다.
휴대전화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모바일기기용 사이트를 별도로 운영하는 C업체의 경우, 성인물 목록뿐만 아니라 음란동영상을 캡처한 선정적인 화면을 그대로 노출시켰다.
문제는 이 사이트들이 대부분 주민등록번호로 성인 인증만 하면 성인물을 마음껏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에 일부 청소년들은 부모 등의 주민번호를 도용해 음란물을 다운받고 있다. 일부 업체는 아예 인증도 없이 성인물 목록을 볼 수 있게 했다.
이들 웹하드 업체들은 택배 박스, PC방 등을 통해 무료 다운로드 상품권을 제공하고 있어 신용카드 등 결재수단이 없는 청소년들도 음란물을 쉽게 다운받을 수 있다.
이에 정부는 일단 음란물 유통 실태가 심각한 업체를 포함한 웹하드 업체들에 음란물 차단수단을 조속히 적용하도록 공문으로 촉구할 예정이다. 또 지속적으로 유통실태를 모니터링하고, 모범업체에 대해서는 연말 청소년 보호 우수업체로 선정해 포상한다. 지난 3월 발표한 '청소년 음란물 차단대책'의 일환으로 웹하드 업체들은 5월까지 음란물 차단수단을 설치해 등록해야 한다.
이후에도 온라인에 유통되는 음란물에 대해서는 사이버 수사 경찰력을 동원해 대대적인 단속에 나선다. 또 성인인증은 주민번호 대신 휴대전화, 신용카드, 아이핀 등으로 실시한다.
정종제 행안부 선진화기획관은 "경찰의 대대적 단속 이전에 웹하드 업체들이 먼저 청소년 보호 차원에서 차단수단을 설치하고 음란물을 자진 삭제하는 자정조치를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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