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유럽 주요국 증시가 23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유로존과 중국의 제조업지수 부진과 함께 네덜란드·프랑스 등의 정치불안 악재까지 겹쳐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범유럽권 지수인 스톡스유럽600지수는 2.3% 하락한 251.75를 기록했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 FTSE100지수는 1.85%(106.58포인트) 하락한 5665.57로 거래를 마쳤고, 프랑스 파리거래소 CAC40지수는 2.83%(90.21포인트) 내린 3098.37,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 DAX지수는 3.36%(227.12포인트) 떨어진 6523.00으로 장을 마쳤다.
스페인 IBEX지수는 2.76%, 이탈리아 MIB지수도 3.83% 하락했다.
이날 발표된 유로존의 4월 구매관리자지수(PMI) 제조업·서비스 잠정치는 각각 46.0과 47.9를 기록해 기준점 50 아래를 시장 전망치보다 더 큰 폭으로 밑돌았다. 오전에 발표된 중국의 HSBC 집계 제조업 PMI도 6개월 연속 50을 밑돈 49.1로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를 키웠다.
한편 프랑스와 네덜란드의 정치지형 변화는 유로존 위기에 또다른 불확실성으로 작용했다. 프랑스 대선 1차 투표에서는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후보가 니콜라 사르코지 현 대통령을 큰 표차로 따돌리며 차기 대선에 한발 가까이 다가섰다. 올랑드 후보는 신재정협약 재협상과 함께 ECB의 역할 확대 등을 공약하고 있어 정권이 교체되면 유로존 재정위기 해결을 주도한 '메르코지' 정책공조는 와해가 불가피하다.
또 이날 마르크 뤼트 네덜란드 총리가 이끄는 내각은 160억유로 규모 긴축예산안 합의 실패의 책임을 지고 총사퇴를 단행했다. 연정이 무너지고 조기총선이 가시화된 가운데 네덜란드의 '트리플A' 국가신용등급까지 강등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재정위기 핵으로 부상한 스페인은 이날 발표한 1분기 성장률 잠정치가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면서 본격적 경기침체에 들어섰음을 증명했다.
프랑스 르노와 아르셀로미탈이 4% 이상 하락하면서 자동차·원자재 업종 약세를 주도했다. 독일 BMW와 다이믈러 역시 4% 이상 떨어졌고, 광산기업 베단타가 6% 가까이 내렸다.
네덜란드 정치불안 여파로 보험업체 ING그룹과 아혼이 5% 넘게 떨어졌다. 필립스는 실적 호조에 3% 이상 올랐다.
통신장비기업 에릭슨은 스웨덴 증시에서 4% 이상 떨어졌고, 도이체방크와 프랑스 나티시스, 크레디아그리콜도 약세를 보이며 금융주 부진을 이끌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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