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매출, 수입산에 안방 내준 국산 과일
오렌지, 포도, 레몬 등 수입과일 판매비중 51.5%로 국산 앞질러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수입 과일이 날이 갈수록 가격이 떨어지는 반면 국산 햇과일은 작년에 비해 가격이 크게 올라 설 자리를 잃고 있다. 대형마트에서는 수입과일의 매출이 국산과일을 앞지르는 곳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렌지, 레몬, 포도 등은 자유무역협정(FTA)의 영향으로 가격이 10~20% 가량 내린 반면 토마토, 참외, 수박 등 제철로 접어들고 있는 국산 과일은 이상 기후 등의 영향으로 10%에서 최대 30%까지 오른 탓이다.
2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집계한 소매가격정보에 따르면 제철을 맞은 토마토(1kg·상품)의 4월 중순 평균 소매가격은 5941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562원에 비해 30% 뛰었다. 또 같은 기간 참외(10개·상품) 소매가격은 2만8052원으로 전년 동기 2만5644원에 비해 9% 상승했고, 수박(상품·1개)은 2만1840원으로 12% 가격이 올랐다.
토마토와 참외, 수박은 날씨가 따뜻해지는 4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출하되는 제철 과일이지만 재배를 시작하는 2월~3월에 이상 저온 현상으로 인해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오른 것이다. 또 4월초에 강풍 피해로 비닐하우스가 파손된 곳이 많았던 점도 국산 과일 가격이 상승한 원인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원인으로 인해 국산 햇과일은 당분간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토마토는 병충해와 일조시간 부족, 저온현상 등으로 인해 4월 평균 가격이 작년보다 23% 가량 높은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일부지역에서는 높은 유가로 인해 난방비용을 감안해 정식을 늦게 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외와 수박도 출하면적 감소, 이상저온 현상 등으로 4~5월 가격이 지난해 보다 10% 이상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수입 과일은 가격은 10~20% 가량 떨어지면서 과일코너를 지배력을 키우고 있다. 한 대형마트에 따르면 3월15일부터 한달간 수입과일의 판매비중은 51.5%로 국산과일의 매출을 앞질렀다. 지난해 같은 기간 44.2%에서 7.3%포인트 늘어난 것. 국산과일은 55.8%에서 48.5%로 매출 비중이 줄어들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올해는 날씨탓에 국산 과일의 가격이 많이 오른데다 수입과일은 FTA 효과로 가격이 떨어졌다"며 "고물가의 영향으로 소비자들이 가격이 낮은 제품을 찾는 현상이 과일코너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며 수입 매출이 늘어난 이유를 분석했다.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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