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박연미기자]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3200억달러에 이르는 추가 재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라가르드 총재는 18일 오후(워싱턴 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스위스와 폴란드가 340억달러 규모의 재원을 출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지금까지 확보한 추가 재원은 3200억달러에 이른다"고 말했다.
앞서 재정위기로 세계 경제를 뒤흔든 유로존은 IMF의 재원 확충을 위해 2000억달러를 내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17일(현지시간)에는 일본이 600억달러를 출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같은 날 노르딕 3개국 덴마크·스웨덴·노르웨이도 263억달러의 출자 계획을 알려왔다.
여기에 스위스와 폴란드가 340억달러를 보태기로 해 IMF는 목표액(4000억달러)의 약 80%를 확보하게 됐다.
라가르드 총재는 올해 초 6000억달러를 재원 확충 목표액으로 제시했지만, 이달 들어 4000억달러 규모로 목표 금액을 대폭 줄였다. 유로존의 재정위기가 한 고비를 넘겼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IMF의 재원 확충은 무리 없이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멕시코, 브라질 등이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이기 때문이다.
한국도 참여 의사를 공언한 상태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18일 라가르드 총재와의 양자면담에서 "재원확충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추가 재원의 규모를 보다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유로존뿐 아니라 남미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스페인의 상황이 심상치 않아서다.
16일(현지시간) 스페인의 10년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장중 6%를 돌파했다. 국가부도(디폴트) 수준으로 보는 7%대를 코앞에 두고 있다.
박 장관은 워싱턴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른 나라 사정을 언급하는 것은 매우 조심스럽지만, 스페인의 상황이 매우 걱정스럽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시장에선 19일(현지시간) 스페인이 2년물과 10년물 국채 발행에 성공했지만, 안도하긴 이르다고 본다. 물량 소화에는 성공했지만, 발행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어서다.
스페인은 이날 25억 4000만유로어치의 2년물과 10년물 국채 발행에 성공했지만, 10년물의 발행금리는 5.743%에 이르렀다. 지난 2월의 5.403% 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스피로 소버린 스트래티지의 니콜라스 스피로 이사는 이를 두고 "스페인의 국채 발행 성공은 일시적으로 사형선고가 유예된 것에 불과하다"며 "스페인의 재정 문제는 한 두번의 국채 입찰로 해결될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스페인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점친다. 스페인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부실 채권 비율은 8.16%로 18년 사이 최고 수준이며, 부실채권 규모는 1439억 2000만유로에 이른다. 스페인 국채는 대부분 스페인 은행권에서 사들였고, 단기국채의 비율이 30%에 이른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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