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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은행들, 5월 신용등급 하향 앞두고 사면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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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유럽 16개국 114개 은행들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예정하고 있어 상당한 파장이 우려된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무디스가 지난 2월 은행 신용 등급에 대한 조정을 예고한 이후 이번 주 등급 조정을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이를 연기했다고 보도했다.

무디스는 지난 13일 발표문을 통해 "모든 관련 자료에 대한 검토와 분석에 전력을 다해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무디스는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할지 여부를 5월초에 발표할 예정이다.

표면상으로는 발표에 신중을 기한 것이지만 안으로 들여다 보면 신용등급 조정의 파장을 우려한 은행들의 로비로 인해 발표 일정을 미룬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무디스는 최근 몇 주 사이 주요 은행들에 대한 등급 조정을 마무리했다. 은행들은 급격한 등급 추락을 면하기 위한 막후 로비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무디스가 신용등급의 하향조정 여부나 하향조정의 폭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지만 유럽은행들의 최고경영진들 사이에서는 최소한 한등급 이상 하락이 분명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은행들은 당장 얼마간의 시간은 벌었지만 신용등급 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여 가뜩이나 재정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럽경제에 상당한 여파가 우려되고 있다.


등급하향 조정이 이뤄질 경우 은행 투자자와 채권자들 사이에서도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이번 등급 평가를 계기로 유럽의 은행산업이 심각한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분석기관 크레디트사이츠의 애널리스트 사이몬 애덤슨은 "은행 신용 등급하락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2008년 금융위기 발발 이후 유럽은행들이 신용등급에 대한 대대적인 평가를 받는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무디스는 유럽은행들이 유동성위기에서 벗어나는데 활용한 유럽중앙은행(ECB)의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에 대한 의존도와 지원탈피 가능성 여부를 등급조정의 큰 잣대로 적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유럽중앙은행이 LTRO를 통해 1조유로를 800여 은행에 공급하며 유동성 위기가 진정되기를 희망했다. LTRO가 유동성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 효과는 이미 희석되기 시작했다는 평이다.


지난 13일 부채급증에 대한 우려로 스페인과 이탈리아 은행 주가가 폭락하는 등 유럽은행들의 주가가 부진을 거듭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복수의 분석가들은 LTRO가 은행들의 구조조정을 지연시키는 효과를 낳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위기 탈출의 해법이 새로운 위기를 불러올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는 셈이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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