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이 13일 광명성 3호 위성을 탑재한 은하 3호 로켓 발사를 강행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 고위 관계자는 "로켓 잔해물이 군산 서방 190~200㎞ 해상에 떨어진 것 같다"면서 "1단과 2단이 분리되지 않은채 그곳까지 비행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장거리로켓 '광명성 3호'의 사거리를 늘리기 위해 기술력을 대폭 보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광명성 3호를 인공위성 운반용 로켓이라고 주장하지만 군전문가들은 사실상 미국 본토를 겨낭할 수 있는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의 일종으로 평가하고 있다. 우주발사체는 민간위성체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핵이나 재래식 탄두를 탑재하는 것만 다를 뿐 적용되는 발사기술은 동일하다.
지난 2009년 4월 5일 발사한 '은하 2호' 로켓의 길이는 32m, 직경 2.0~2.2m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번 발사된 은하 3호의 길이는 30m, 직경은 2.5m다. 직경이 더 넓어진 것은 사거리를 늘리기 위해 연료의 양을 늘렸기 때문이다.
로켓 발사대도 보강했다. 동창리 발사장의 대형 수직 발사대 높이는 50m다.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발사장 발사대에 비해 1.5배나 높다. 로켓들을 수직으로 조립하거나 점검할 때 편리한 대형 거치대는 물론이고 이동식발사대도 갖췄다.
군 관계자는 "북한은 그동안 사거리를 늘리기 위해 꾸준한 노력을 해왔다"면서 "이번 발사실패로 북한의 로켓 기술이 한단계 발전했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군과 정보당국은 로켓이 정상적으로 발사됐을 경우 3분후 백령도 상공을 지나, 10여분만에 500㎞ 극저궤도에 광명성 3호 위성을 진입시킬 것이라고 관측한 바 있다. 북한 로켓의 궤도 탐지를 위해 한미당국은 조기경보위성(DSP)과 최첨단 이동식 레이더인 SBX-1(해상기반 X밴드 레이더) 등을 모두 가동시켰다.
북한의 이번 로켓 발사가 실패로 돌아감에 따라 한미 양국은 로켓의 실패 원인과 잔해물 낙하지점 등을 정밀 분석중이다.
로켓 발사의 잔해물을 회수하는 것은 해군이 맡는다. 최신 음향탐지장비 등을 갖춘 기뢰탐색함은 물론 특수 잠수요원을 태운 잠수함 구조함 등도 투입됐다. 실제 우리나라는 지난 2002년 첫 국산 액체추진과학로켓인 KSR-Ⅲ를 서해상으로 발사한 뒤 물속에 빠진 로켓을 회수하는 데 성공한 적이 있다. 군당국은 서해의 평균 수심은 40여m로 한미 해군이 북 로켓 잔해물의 위치를 찾아내고 회수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이다.
북한의 로켓 발사 이후 우리 정부의 외교적 대응책도 분주하다. 정부는 일단 오늘중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소집하는 방향으로 준비 중이다. 이어 우리 외교 당국은 글린 데이비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연락을 취하고 북한 미사일 발사 대응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북한에 대해 더이상 추가할 제재가 마땅치 않아 기존 제재안을 더 촘촘하고 철저하게 준수하는 정도로 결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북한에 대해 안보리 결의안 1718호와 1874호를 통해 더 이상 제재할 수 없는 수준만큼 강력한 제재를 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2005년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에 예치된 북한 통치자금을 미국이 동결시켜 북한이 큰 고통을 겪었던 것과 비슷한 수준의 양자 제재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북한이 해외 통치자금을 대부분 중국 내 은행으로 옮겼다는 얘기도 있어 이 역시 얼마나 타격이 될지는 불투명하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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