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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패배는 아프지만 투혼은 아름다웠다


[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팽팽한 접전이 이어지던 1세트 중반부터 네맥 마틴(대한항공)의 표정이 굳어지기 시작했다. 어깨는 점점 처지고 특유의 파이팅 넘치는 패기도 자취를 감췄다. 동료들의 격려에도 활기는 되살아나지 않았다. 그렇게 패배의 그림자는 짙게 드리워지고 있었다.


대한항공이 주포 마틴의 부상 공백을 극복하지 못하고 우승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다.

대한항공은 12일 인천 도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1~2012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삼성화재에 세트스코어 0-3(22-25 21-25 17-25)으로 무릎을 꿇었다.


5전 3선승제 시리즈 1, 2차전을 내주고 3차전에서 반격에 성공한 대한항공은 승부를 최종전까지 끌고 가겠다는 의지를 불태웠지만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해 창단 첫 우승을 노렸지만 삼성화재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불운은 1세트에서 예견됐다. 홈팬들의 성원을 등에 업고 한 점차 승부를 펼치던 대한항공은 마틴이 갑작스런 컨디션 난조를 보이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포스트시즌부터 오른쪽 어깨 부상에 시달리던 마틴은 초반 서브에이스를 성공시키는 등 맹활약을 펼치며 투혼을 발휘하는 듯 했다.


그러나 3차전서 뜻하지 않게 찾아온 손가락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공격과 수비에 대한 의욕을 잃었다. 작전 타임 상황에서도 동료들과 떨어져 응급 치료를 받는데 주력했다. 통증을 참아가며 악착같이 경기에 임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스파이크는 번번이 상대 블로킹에 막혔고 리시브도 불안했다.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공이 버거워만 보였다.



마틴이 흔들리자 대한항공 특유의 ‘토털 배구’는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토스는 한 곳으로 집중됐고 탄탄했던 블로킹도 자취를 감췄다. 결국 2세트 중반 김민욱과 교체된 마틴은 벤치에서 씁쓸한 패배를 지켜봐야했다.


경기 후 마틴은 “마지막 순간에 뜻하지 않은 부상이 찾아와 너무 아쉽다”며 “이 순간을 위해 열심히 훈련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해 유감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챔피언결정전이 가장 힘든 순간이었고 기억에 남는 장면이다”라고 한 시즌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움켜쥔 그의 오른손은 퉁퉁 부어있었다. 담담한 미소로 지인들과 인사를 건넸지만 아쉬운 표정은 감출 수 없었다. 곁에서 눈물짓는 아내를 위로하며 분위기를 추스른 마틴은 우승의 감격으로 포효하는 삼성화재 선수들을 물끄러미 바라본 뒤 조용히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 sport@
스포츠투데이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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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순 기자 s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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