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국내 증시에 상장된지 두달만에 거래가 정지됐던 중국고섬의 상장폐지 결정이 무기한 연기됐다.
12일 한국거래소는 2010사업연도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중국고섬에 대해 유가증권시장상장공시위원회를 개최해 상장폐지 여부 결정을 보류하고 심의를 속개하기로 했다.
거래소측은 "한국주식예탁증서(KDR)형태로 2차상장된 중국고섬을 지금 상태에서 정리매매를 통해 상장폐지할 경우 국내 KDR 보유자는 원주가 상장된 싱가포르거래소(SGX)에서 매매거래 재개 또는 상장폐지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KDR 정리매매 참여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불리한 입장에 처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따라 속개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중국고섬은 지난해 11월22일 상장공시위원회 심의를 거쳐 올해 3월15일까지 개선기간이 부여됐으나 이 기간 동안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한 2010사업연도 재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했다.
거래소는 원주가 상장된 SGX에서 거래재개 또는 상장폐지를 결정할 경우 상장공시위원회 속개를 통해 중국고섬 KDR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상장폐지로 국내 투자자가 정리매매에 참여할 경우 헐값에 팔아야 하기 때문에 손실이 불가피하다"면서 "또한 정리매매에 참여하지 않고 향후 SGX에서 거래재개가 결정될 경우에도 KDR을 원주로 바꿔야 하는 등의 불편을 감수해야 하며 거래재개 이후 가격도 불확실한 상황이기 때문에 역시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SGX가 중국고섬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않는 한 국내 투자자들은 무기한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지난해 1월 상장된 중국고섬은 상장 두 달 만에 거래가 정지됐으나 SGX에 감사보고서 제출, 주주총회 개최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기 신청을 하며 거래정지 사태를 1년 넘게 끌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고섬 사태가 결판이 나지 않은 채 계속되면서 국내 상장됐거나 상장할 예정인 중국기업들도 된서리를 맞고 있다. 차이나 디스카운트가 계속 이들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던 중국기업 두 곳이 상장을 접는 등 중국고섬 사태 이후 국내 증시에 상장한 중국기업은 단 1곳뿐이다.
중국기업 상장 업무를 담당하는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상장된 중국기업과 투자자들은 중국고섬 사태가 어떻게든 빨리 마무리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또 기약없이 기다려야 한다니 답답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yeekin77@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