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최초의 다둥이안심보험 , 악성종양 걸린 송파다둥이들에게 희망을 선사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다둥이 가정이 늘고 있다.
지난해 태어난 아이는 10명 중 1명꼴로 셋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의 2011년 출생통계 잠정치를 보면 지난해 출생아 가운데 출산 순위로 셋째 이상인 아이는 전년(4만9932명)보다 1700명(3.3%) 가까이 늘어난 5만1600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늘어난 자녀들만큼이나 의료비 지출 또한 커지는 것은 다둥이 가정의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송파구의 다둥이 가정에서는 다둥이 안심보험을 통해 이런 의료비 지출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최초로 다둥이 안심보험 가입
송파구(구청장 박춘희)는 셋째이후 출생 아이들에게 송파 다둥이 안심보험을 가입해준다.
이 보험은 출산 장려 뿐 아니라 어린이 안전사고와 건강 악화에 따른 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해 시행한 것이다.
국내의 한 보험사와 협약을 맺어 구예산으로 지원되는 이 보험은 서울시 최초로 2007년에 전격적으로 시행했다.
매월 남아 1만4127원, 여아 1만5774원의 보험료를 구에서 지불해주는 형태다.
첫 가입 이후 현재까지 2116명이 가입돼 있고 그 중 113명의 다둥이들이 암 등 각종 질병으로 1억5000만원 보험금을 지급받았다
◆소뇌암 판정 받고 보험금으로 약 6천만 원 지급받아
다둥이로 태어난 수아(가명, 5. 여)는 두 살 되던 해에 소뇌에 악성종양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어린 딸이 소뇌암 이라니 믿고 싶지 않은 소식에 부모는 눈물부터 쏟아졌고 당장 수아의 암 치료로 들어갈 병원비 생각에 눈앞은 더 캄캄하기만 했다.
셋째아이를 키우다 보니 경제적인 여유도 없어 보험 가입은 생각조차 못했는데 막상 아이가 암에 걸리고 나니 도움이 너무나 간절했다.
이 때 수아의 출생 시 송파구에서 들어준 다둥이 안심보험은 정말 큰 희망이 됐다.
암 진단비는 물론 수술, 입원과 치료에 따른 비용으로 총 6000여만원 보험금을 지급받게 된 것이다.
아이 병간호를 위해 직장조차 그만두어 살림도 형편 없이 나빠졌으나 지급받은 보험금은 생활에도 큰 보탬이 됐다.
“수아가 암에 걸려 너무나 가슴이 아프지만 송파구의 이런 좋은 사업이 없었다면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송파 다둥이 안심보험이 아이도 살리고 가족도 살렸습니다.”
◆ 백혈병으로 잃었던 희망, 다둥이 안심보험이 되찾아줘
한참 어린이집에서 친구들과 놀고 있어야 할 민서(가명, 5. 여)는 또래들과 달리 병원에서 항암 치료 중이다.
골수 이식 후 숙주반응으로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고 있지만 큰 수술과 치료를 잘 버텨주어 엄마는 그저 대견하기만 하다.
40세가 넘어 얻은 셋째아이 민서는 유독 예쁘고 귀여운 아이였다.
“다른 보험을 들어둔 것이 없었어요. 아이가 혈액암으로 고통 받을 때 송파구에서 가입시켜 준 보험이 생각났어요. 암 치료로 모든 것이 엉망이 됐지만 정말 중요한 때 도움을 받을 수 있어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매일 새로운 희망을 가져봅니다.”
민서는 백혈병으로 현재 5000만 원 보험금을 지급받았으며 9개월 간 투병 중이다.
◆태어난 지 5개월 만에 신장암 걸렸으나, 보험금 지원받고 완치
“우리 윤지(가명, 4 여), 이제 아프지 않아요.”
신생아가 암이라니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이었던 윤지 엄마는 이제 웃을 수 있다. 태어나 5개월 만에 신장암 판정을 받았으나 세 번의 큰 수술 끝에 건강을 되찾은 것이다.
송파 다둥이 안심보험에 가입됐던 윤지는 2300여만 원의 보험금을 지급받았고, 수술 뒤 예후가 좋아 지금은 완치 상태이다.
집안 형편이 넉넉지 못한 윤지네 가족에게 아이의 암 소식은 끝없는 절망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아이도 잘 이겨내 주었고 송파 다둥이 안심보험으로 실질적인 큰 혜택을 받게 되어 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
◆여성과 아이가 행복한 송파를 만들기 위한 노력
송파구의 다둥이 안심보험은 단순한 보험료 지원이 아니라 가입 시 가정에 직접 방문, 가정 안전 점검과 부모 안전교육을 실시하는 사업이다.
이로써 적극적인 출산 장려와 함께 건강에 취약한 산모와 신생아의 손상 예방과 안전 환경 조성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구는 다둥이 안심보험의 고무적인 성과에 이어 저출산 극복을 위한 사업으로 장지동에 구립 산모건강증진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다.
지하 2, 지상 5층 규모로 건립될 구립 산모건강증진센터는 여성과 신생아는 물론 가족 전체의 체계적인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으로 출산 친화적 환경 조성에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 된다.
구민의 건강과 안전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온 송파구는 2008년에 국제 안전도시로 공인받았다.
올해 2월에는 어린이 안전에 다양한 사업을 펼쳐 행정안전부가 주최한 제1회 어린이 안전대상에서 최고상인 대통령상도 수상했다.
박춘희 구청장은 “여성과 아이가 행복한 송파, 구민 모두가 건강하고 안전한 송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끊임 없이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일 기자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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