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현 신부 추락사고, 해경 태도 '논란'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해양경찰관이 나를 뿌리치면서 건너가자 내 몸이 딸려갔다. 급히 옆 테트라포드(일명 삼발이, 이하 TTP)를 짚었으나 미끄러져 떨어졌다."

8일 문정현 신부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추락 사고 당시 나와 해양경찰관 1명은 같은 TTP에서 가깝게 마주 서 팔 등이 접촉해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신부는 지난 6일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방파제 TTP에서 떨어져 다쳤다. 그는 "해양경찰관은 내겐 관심이 없었으며 활동가가 뛰어든 바다에만 시선이 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당시 방파제 밑으로는 1명의 활동가가 바다로 뛰어들었고 이를 저지하려고 다른 해경 대원 1명이 따라붙어 위험한 상황이었다"며 "나는 이를 항의하기 위해 TTP에 올라섰지만, 종교예식을 마무리하기 위해 다시 방파제로 나올 생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후 TTP 위에서 '들어가지 말라'는 해양 경찰관과 잠시 승강이가 있었다"며 "5∼7m 위 TTP에 서서 위험한 상황이었으나 해양경찰관은 밑(바다 상황)을 보려고 하는 지 몸을 틀면서 뛰었다"고 전했다.

문 신부는 "그 해양경찰관이 실수는 했을 수 있으나 고의로 나를 밀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문제의 핵심은 추락 과정이 아니라 위험한 지역에까지 경찰력이 배치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무조건 막으라는 지휘관들의 무리한 지시로 현장 경찰관 자신의 안전은 물론, 활동가들의 안전까지 위험에 처하는 상황이 매번 연출되고 있다"며 "이처럼 공권력이 남용되는 상황에서는 언제든 대형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문 신부는 허리뼈(요추 3ㆍ4ㆍ5번) 등이 골절됐고 사고 충격으로 다리와 머리, 어깨에도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길 위의 신부로 불리는 문 신부는 지난해 6월부터 서귀포 강정마을에 내려와 지내면서 제주해군기지 반대 운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