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입통한 주가부양에도 시장반응은 시큰둥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이달들어 연일 자사주를 매입하며 주가부양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약발이 잘 먹히지 않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종일 두산건설 사장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두산건설 주식 5만7925주(0.03%)를 장내매수했다. 계속되는 주택경기침체로 두산건설이 지난해 2602억원에 해당하는 영업적자를 기록한 데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이 302%에 이르면서 주가 하락이 지속되자 책임경영 강화의 일환으로 자사주를 사들인 것이다.
2010년 9월 김기동 당시 두산건설 사장도 두산메카텍 흡수합병 결정으로 주가가 하락하자 자사주 3만주를 매입한 바 있다. 올해 들어 두산그룹 오너 형제인 박용성·박용현 회장 역시 두산건설 주식 2만7067주, 5만6380주를 장내매수하며 힘을 보탰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미미했다. 최 사장의 자사주 매입 소식이 알려진 4일 두산건설의 주가는 3350원에 마감하며 전일 종가 대비 1.47% 하락했다. 지난해 12월 2900원대까지 밀린 주가는 새해 3135원으로 상승 출발했지만 이후 줄곧 3000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4일 두산중공업도 전날보다 2.11% 하락한 6만400원에 장을 마쳤다.
최홍수 LG상사 트윈와인 대표는 지난 2일 자사주 600주를 장내매수했다. 매입규모가 소량이지만 올해 부임한 최 대표가 올 들어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는 주가에 힘을 싣고 상승 기조에 대한 시그널을 부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닥 업체 대표의 자사주 사랑도 눈에 띈다. 원익IPS 이문용 대표는 3일 장내 매수를 통해 자사주 10만주를 취득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원익IPS 주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해 5일 79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기업 주요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회사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 주가 상승을 전망하다고 해석돼 투자자들이 즉각 반응했지만 최근에는 반드시 그렇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자사주 매입은 저평가된 주식에 대한 투자 개념도 있지만 책임경영 측면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더 크다"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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