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 상무, 병무청서 '홍보기획 우수사례' 강의
박수세례·"홍보대사로 위촉하자" 만족평 잇따라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지난 5일 오후 병무청 내 병무연수원. '홍보기획 우수사례' 강의를 듣던 한 중년남성이 질문을 던졌다. "병무청을 굳이 홍보할 필요가 있습니까? 대한민국 남자라면 모두 오게 되는 곳인데요."
강단에 서 답변한 사람은 조현민 대한항공 상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막내딸이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차분히 답했다. 유승준과 현빈의 사례를 대조시킨 조 상무의 답변이 끝나자마자 강의실에는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조 상무조차 깜짝 놀랄 만큼의 반응이었다. 한 참가자는 "다들 조현민 상무를 병무청 홍보대사로 위촉하자고 얘기했을 정도"라고 강의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여성인 조 상무가 병무청을 찾은 사연은 이렇다. 지난해 5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진행한 조 상무의 강연이 호평을 얻자, 이를 전해들은 병무청에서 같은해 6월 첫번째 러브콜을 보냈었다. 그러나 당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출장으로 참석하지 못했고, 이에 병무청에서 다시 한번 조 상무에게 강의를 요청한 것이다.
이날 검은 정장을 차려입은 조 상무는 쉬는 시간 없이 90여분 간 열변을 이어갔다. 유투브, 앵그리버드, 현대차, 대한항공 등 홍보우수사례들을 소개하고 에피소드를 전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강의에는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참가자 연령층을 감안해 동영상 등 볼거리를 다수 동원했다. 바쁜 대학원 수업과 회사 업무 틈틈이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만드는 데만 이틀이 소요됐다는 후문이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홍보는 물론 대한항공과 조 상무에 대한 관심이 담긴 질문들이 이어졌다. "병무청을 왜 홍보해야 하느냐"라는 질문에 조 상무는 군대회피로 입국이 금지된 유승준과 지난해 입대한 현빈 등을 예로 들며 "군대를 억지로 끌려가는 곳으로 느끼게끔 하면 안된다. 사명감과 책임의식,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병무청 홍보의 주제"라고 명쾌한 답변을 냈다. 병무청 소속 직원들 사이에서 공감과 감탄의 박수가 가장 크게 터져 나온 때였다.
조 상무는 '대한항공 채용 시 군대 가산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법적으로 규정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개인적으로 남자는 군대를 갔다 와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가 이끄는 부서 직원들은 군필자 위주로 받겠다"고 재치 있게 답변해 재차 박수를 끌어냈다. 일부 직원들은 질의응답이 끝난 후에도 조상무에게 다가가 "말씀을 정말 잘한다" "홍보대사로 위촉해야겠다" "결혼은 하셨냐" 등 관심을 드러냈다.
조 상무는 2011년 이후 문광부, KT&G, NHN, 카이스트 등 두달에 한번 꼴로 외부강의에 초청받아 나서고 있다. 조 상무는 병무청 강의를 마친 후 "나 또한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다"며 "대한민국 남자, 여자라면 자랑스럽게 국가의 의무를 다해야한다고 항상 생각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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