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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뀐 정준양 '깜짝카드' 숨기고 있나

포스코 재무구조 대대적 손질 나선 2기 체제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정준양 포스코 회장(사진)이 승부수를 던졌다. 대규모 투자지분 매각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 것이다.


정 회장 체제 이후 포스코는 매출은 늘고 있지만 핵심 사업인 철강 부문에서 영업이익이 줄고 부채 비율이 오르고 있다. 정 회장 취임 초반 한때 60만원대를 넘어섰던 주가도 지속적인 하락세로 30만원 후반대로 떨어졌다. 업황 전망도 밝지 않다. 총체적 난국이다.

지난달 연임에 성공한 정 회장으로서는 뭔가 보여줘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지난달 4명의 대표이사가 부문별로 책임을 지던 기존 체제를 버리고 정 회장 및 박한용 사장의 2인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한 점도 정 회장이 회사 전반을 직접 살피고 이끌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3일 증시 마감 이후 포스코가 보유 중인 SK텔레콤 지분 5.61% 중 2.90%를 3208억원에 블록딜(대량매매)로 매각한 것은 정 회장 2기 체제 변화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포스코는 이와 함께 KB금융지주 지분 4% 중 1%를 1634억원에, 하나금융지주 지분 1.92% 가운데 0.92%를 993억원에 내다 팔았다.

이번 블록딜을 통해 포스코는 총 5835억원의 현금을 마련했다. 이 돈은 올해 포스코의 설비투자 등에 쓰일 전망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블록딜은 연초 정준양 회장이 밝혔듯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것"이라며 "추가로 다른 투자지분 매각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과거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SK텔레콤 등과 상호 지분 매입에 나섰다. 이번에 그 지분의 일부를 판 것은 적대적 M&A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관측과 함께 포스코가 변화에 나서야 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란 분석이 가능하다.


포스코의 투자지분 매각은 예견된 일이었다. 정 회장이 연초에 지분 매각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이번 블록딜과 자회사인 포스코특수강의 기업공개(IPO) 등으로 자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올해 추가 차입 없이 시설투자 등에 나설 계획이다.


포스코가 투자지분 매각까지 단행하며 무차입 경영을 외치는 이유는 지난해 차입금 부담이 커지면서 국제 신용등급이 떨어진 탓이 크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해 말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떨어뜨렸다. 피치는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A-로 유지했지만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포스코는 지난해 차입금이 늘면서 연간 약 2600억원에 달하는 이자를 더 부담하게 됐다.


올 1·4분기에도 후판 가격 하락 등으로 영업이익이 4000억원 안팎에 그칠 전망이다. 자동차 업황 전망이 밝은 점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조선 경기가 여전히 어두운 점도 포스코의 발목을 잡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정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긴 했지만 이후 가시적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경영 기반이 흔들릴 수도 있다"며 "정치적 변수도 정 회장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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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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