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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배성재 감독, 태국서 꿈꾸는 '축구 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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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배성재 감독, 태국서 꿈꾸는 '축구 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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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선수생활은 일찍 마쳤지만 지도자로 꼭 성공해 한국 축구를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는 자신감이 넘쳤다. 아직은 부족하다 말하면서도 미지의 세계에서 자신만의 길을 개척한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태국 1부 리그 방콕FC에서 제2의 축구인생을 걷고 있는 배성재(33) 감독 얘기다.


국내에서는 낯선 이름이지만 배성재 감독은 태국에서 한류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축구 전도사'로 통한다. K리그 대전 시티즌에서 프로무대에 데뷔한 그는 2004년 갑작스런 부상으로 일찌감치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절치부심 훌륭한 축구지도자를 꿈꾸며 1년 만에 지도자 코스를 수료하고 지인들을 통해 자료를 모아 공부에 매달렸다.

2010년 11월 젊은 혈기를 앞세워 무작정 태국 땅을 밟았을 때만 해도 그를 주목하는 이는 없었다. 당시 한국의 K3리그에 해당하는 디비전2 소속 탄야부리 유나이티드 감독으로 태국 생활을 시작한 그는 최하위에 머물던 팀을 이끌고 지난해 리그 7위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지도력을 인정받은 배 감독은 6개월 만에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같은 리그 소속 아쌈찬 톤부리로 이적, 3개월 만에 팀 순위를 6계단이나 끌어올렸다.


생소한 태국 축구에서 이처럼 두각을 나타낸 비결은 무엇일까. 배성재 감독은 '소통'에서 답을 찾았다고 했다. 그는 “처음 태국 팀을 맡았을 때만해도 선수들이 훈련 시간에 번번이 늦고 프로의식도 많이 부족했다. 외국인 감독에 대한 불신이 있었고 욕도 많이 했다”며 “자연스럽게 소통의 필요성을 깨달았다. 마음을 열고 선수들에게 다가가 믿음을 보여준 것이 성적에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자신이 강조하는 ‘밸런스 축구’도 상승세를 이끈 요인이다. 배 감독은 “태국 축구는 공격이면 공격, 수비면 수비라는 인식이 강했다”며 “밸런스를 유지하며 적은 숫자로도 골을 넣고 실점을 줄이면서 구단주의 호기심을 끌었다”라고 밝혔다.


[피플+]배성재 감독, 태국서 꿈꾸는 '축구 한류'


연이은 성과를 내자 좀 더 넓은 무대에서 손을 내밀었다. 1부 리그 디비전1에 속한 방콕FC였다. 배 감독의 설명에 따르면 디비전1은 한국의 내셔널리그에 해당하며 18개 팀이 경쟁을 펼쳐 승격과 강등을 다퉈야하는 치열한 무대라고 한다.


감독 대행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방콕FC로 옮긴 그는 후반기 8경기에서 5승2무1패의 선전을 펼치며 17위에 머물던 팀을 공동 10위까지 끌어올렸다. 극적으로 강등의 위기를 벗어나면서 구단의 신뢰는 한 없이 높아졌다.


배 감독은 “당시 마지막 경기까지 피 말리는 순위 싸움이 계속됐다”며 “상위 팀들을 연달아 물리치고 강등권에서 벗어나면서 선수들과 뒤엉켜 눈물을 흘렸다”라고 회상했다.


4개월 만에 정식 감독으로 승격한 그는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에서 뛰던 선수들을 비롯해 외국인 선수 영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특히 태국 국적으로 유럽에서 자란 수비수 미카를 데려오면서 팬들의 관심을 높이는데도 일조했다.


배 감독은 “미카는 기량도 좋고 외모가 뛰어나 모델 일을 겸하고 있다”며 “태국 축구팬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정말 좋다”라고 말했다.


전력을 한층 강화한 배 감독의 올 시즌 목표는 상위권 진입. 그는 2년 안에 태국 프로축구 타이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자신하고 있다. 태국 언론들도 앞 다퉈 배 감독의 지도력에 관심을 보이는 등 현지 반응도 뜨겁다고 한다. 드라마와 K-POP을 통해 시작된 한류 열풍은 축구에서도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배성재 감독은 1년에 한 번씩 모임을 통해 한국에서 선수생활을 같이했던 동료들과도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이동국(전북), 김은중(강원), 현영민(서울) 등 현역으로 뛰고 있는 선수들을 비롯해 국내에서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는 지인들과 꾸준히 교류하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현재 디비전1의 유일한 외국인 감독으로 성과를 내고 있지만 배 감독의 행보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그는 “주변 친구들은 태국에서 지도자로 성공했다고 축하를 건네지만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자만하지 않고 한국 축구의 강점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배 감독은 “태국 사람들은 한국 축구를 상당히 좋아한다. 선수들의 실력이 좋고 겸손하다는 점을 높게 평가한다”며 “한국 선수들의 영입에 대해서도 긍정적이다”라고 귀띔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는 없었지만 열정으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개척하고 있는 배성재 감독. 그는 “자신을 믿고 힘든 타지 생활을 견뎌준 아내와 5 살배기 딸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며 말을 맺었다.


[피플+]배성재 감독, 태국서 꿈꾸는 '축구 한류'




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 s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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