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학교 급식 중단…"무상급식 시행방식 때문"

[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포항 지역의 중·고등학교 급식 납품업체들이 시측의 무상급식 시행 방식에 반발하며 납품을 거부해 일부 학교 급식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포항교육지원청에 따르면 포항지역 16개 급식 납품업체 중 6곳이 급식 납품 입찰에 참여하지 않아 2일부터 포항지역 중학교 34곳 중 17곳, 고등학교 27곳 중 14곳의 급식이 중단됐다.

해당학교들은 지난 달 30일 가정통신문을 통해 급식중단 사실을 알리고 학생들의 등굣길에 도시락을 준비해 줄 것을 요청했다.

시와 업체간 갈등이 불거지게 된 원인은 지난 2월 시가 읍면지역 24개 학교에 대한 무상급식을 실시하기 위해 설립한 포항학교급식지원센터 때문이다.

당시 시는 기존까지 학교 측에 지원하던 급식보조금 대신 센터에서 직접 조리용 재료를 제공하기로 하고 서포항농협과 납품계약을 체결했다.

농협을 통해 급식용 재료를 확보하고 모자라는 부분은 기존 납품업체로부터 충당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기존 납품업체들은 이같은 방식을 농협의 독과점으로 규정하고 급식센터와의 계약을 전면 거부하고 있다. 업체들은 향후 무상급식이 시 전체 학교로 확대되면 식자재가 모두 학교급식센터를 통해 공급될 것에 대한 우려로 집단 입찰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포항시는 "시 보조금을 제외한 나머지 교육청 및 학부모 부담금 학교는 종전과 같이 학교에서 자유롭게 식재료 구매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며 "학교급식센터도 기존 납품 업체들과 공생하기 위해 납품 및 배송 협력업체를 공모를 통해 모집하고 있어 단독으로 식재료를 공급할 것이란 기존 급식업체들의 주장은 맞지 않다"고 해명했다.

현재 시와 교육청은 기존 16개 납품업체 중 10개 업체들을 설득하고 농협중앙회의 도움 등을 통해 포항지역 전체 초등학교 65곳과 일부 중고등학교의 급식문제는 해결한 상태다. 그러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식재료 조달 문제로 급식지원이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