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회장 할아버지, 감사합니다!"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이 아이들을 위한 '1일 마술사'로 변신했다. 2일 여의도 산업은행 본관 내에서 열린 'KDB어린이집' 개원 행사에서다.
강 회장은 마술사 모자를 쓰고 아이들을 상대로 마술 솜씨를 뽐냈다. 그의 모자 속에서 사탕이 튀어나올 때마다 아이들의 환호성이 터졌다.
웃으며 사탕을 나눠 주는 강 회장에게 아이들은 '할아버지'라고 부르며 스스럼없이 손을 내밀었다.
강 회장이 이처럼 '깜짝 변신'을 한 데는 이유가 있다. KDB어린이집은 '산은 직원들만을 위한 첫 어린이집'이라는 데서 의미가 각별하기 때문이다.
산은은 지난 2007년부터 인접 건물인 한국정책금융공사 내 어린이집을 운영해 왔으나, 정원이 49명으로 직원 수요에 비해 적은 데다 정책금융공사와 공동 사용해야 해 직원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따라 본점 1층 영업점을 이전한 자리에 취학 전 직원자녀 90명 전원을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별도 어린이집을 마련했다.
강 회장도 어린이집 개원을 적극 찬성, 앞장서서 일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 직원들의 육아 부담을 덜어주는 등 저출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게 그의 경영철학이다. 청와대 경영특보 시절부터 저출산 문제에 골몰해 온 강 회장의 일관성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강 회장은 "보육에 대한 부담을 줄여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직장 환경을 조성하면 정부의 저출산 해소 정책과 국가경쟁력 강화에도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개원을 계기로 기업 일선에 제대로 된 보육시설을 갖추는 문화가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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