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주재 경찰 영사 협력 등 경찰과 수사공조, 한인회장도 도움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검·경이 손을 맞잡아 해외로 도피한 악덕 사채업자를 구속했다.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박규은 부장검사)는 21일 위조여권을 이용해 필리핀과 마카오를 오가며 해외 도피 중이던 악덕 사채업자 김모(35)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6월 주식담보 대출약정을 체결하며 담보로 넘겨받은 65억원 상당 주식 159만주를 팔아치운 혐의(횡령)를 받고 있다. 김씨는 이미 주식을 팔아치웠음에도 보관 중인 담보주식의 비율이 부족하다며 23억원 상당의 추가담보를 뜯어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김씨가 해외 도피 과정에서 위조여권을 사용한 혐의(사문서위조 및 행사)도 처벌할 방침이다.
검찰은 김씨가 지난 12일 필리핀에서 마카오로 넘어가려다 위조여권이 적발돼 마카오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고 설명했다. 마카오 이민국은 불법입국자에 대해 48시간 내 출국지로 강제 추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 김씨는 필리핀으로 돌려보내질 예정이었다. 김씨는 그러나 주홍콩 총영사관에 영사로 주재 중인 박광주 경정이 현지 이민국에 중요 수배자임을 알린 덕에 이례적으로 대한민국으로 추방됐다. 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은 마카오 이민국장에게 감사의 뜻을 담은 편지를 보냈다.
검찰은 경찰청 외사과를 통해 김씨가 체포된 사실을 확인하고 인터폴에 검거 협조를 요청해 지난 15일 인천공항에서 김씨의 신병을 넘겨받았다. 박 영사는 체포시한 48시간을 고려해 김씨의 직접 호송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마카오 현지 한인회장 이동섭씨도 박 영사를 도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현지 경찰 영사의 적극적인 대처와 검·경의 유기적인 협조로 신속한 조치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현지 교민이 범죄인의 신병호송을 도운 점도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해외도피자 검거를 위해 경찰, 해외영사관 및 현지 이민당국과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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