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유럽 자동차 메이커 대다수가 경기침체로 고전하는 판에 혼자 잘 나가는 곳이 있다. 독일의 폭스바겐이다.
미국 경제 격주간지 포천은 '세계 톱 자동차 메이커'에서 빠져 있던 폭스바겐이 10년만에 넘버원 재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50억달러(약 16조8300억원)에 육박했다. 올해 실적도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
폭스바겐의 마르틴 빈터코른 회장(64)은 "중국 등 이머징 시장에서 판매 호조가 이어지면서 올해 성장 목표치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폭스바겐의 자동차 판매 대수는 크게 늘었다. 2010년 629만대에서 지난해 827만대로 급증한 것이다.
폭스바겐은 올해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 공장의 생산량이 지난해 21만대에서 올해 40만대로 늘 것으로 내다봤다. 브라티슬라바 공장은 원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생산하기 위해 세워졌으나 미니카 '업' 등으로 생산 차종을 다변화하고 있다.
폭스바겐이 여느 대형 자동차 메이커와 다른 점은 매우 다양한 차종을 생산한다는 점이다. 폭스바겐은 아우디ㆍ벤틀리ㆍ부가티ㆍ람보르기니ㆍ세아트ㆍ스코다 같은 승용차뿐 아니라 트럭인 스카니아도 만들어낸다.
더욱이 폭스바겐은 포르셰 지분 49.9%를 갖고 있다. 조만간 포르셰를 인수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전문 웹사이트 트루카의 제시 톱락 애널리스트는 "어떤 시장에서든, 어떤 가격에든 꼭 맞는 차량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게 폭스바겐의 특징"이라고 지적했다.
폭스바겐의 대표적인 고급 차종 아우디는 북미 시장에서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이달 초순 발표된 폭스바겐의 실적 전망에 따르면 오는 2015년까지 북미에서 아우디 150만대를 파는 게 목표다.
북미 외에 중국ㆍ인도ㆍ러시아에서도 아우디 판매가 크게 늘었다. 고급차 시장에서 아우디는 지난해 자동차 판매에서 메르세데스 벤츠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판매량에서 1위인 BMW와는 그리 차이 나지 않는다.
더욱이 아우디는 이탈리아의 모터사이클 제조업체 두카티와 인수 협상 중이다. 아우디가 두카티 인수에 성공할 경우 고급 승용차 및 고급 모터사이클 시장에서 1위를 두고 BMW와 본격적으로 경쟁할 수 있을 듯하다.
폭스바겐은 그 동안 경영상 과오로 북미 시장에서 부진함을 보였다. 그러나 미국 테네시주 채터누가에 파사트 공장을 신설하면서 판매 신장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톱락은 "폭스바겐이 북미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지만 올해는 북미에서 판매 대수를 50만대 이상 늘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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