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군당국이 통합진보당의 한 비례대표 후보가 제주 해군기지를 '해적기지'로 표현한 데 대해 발끈하고 나섰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8일 브리핑을 통해 "모 당의 청년 비례대표 후보가 제주 해군기지를 해적기지라고 언급했다"면서 "해군을 해적이라고 하는 부분에 대해 우리 군으로서는 통탄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통합진보당 김지윤 청년 비례대표 후보는 지난 4일 자신의 트위터에 "제주 해적기지 반대합니다. 강정마을, 구럼비 바위 지켜냅시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에 김 대변인은 "그렇다면 해군에 간 우리 장병은 전부 해적이고 그 장병의 부모 형제는 전부 해적의 부모형제란 뜻"이라면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말씀"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천안함 피격 당시 전사한 46분은 전부 해적이란 말이냐"면서 "이렇게 말하는 분이 저는 대한민국 국민인지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해군참모차장 황기철 중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제주기지 건설은 국가안보 뿐만 아니라 제주도의 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한 시급한 국책사업"이라면서 "더 이상 정치적으로 쟁점화돼 국력이 소모돼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제주해군기지(민ㆍ군 복합형 관광미항) 건설을 둘러싼 정치 사회적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군이 거듭 제주해군기지 건설의 정당성을 호소하고 나선 것이다.
황 중장은 "계획된 공사가 2015년까지 완공될 수 있도록 법적 절차를 준수해 중단없이 추진해나갈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며 "공사과정에서 환경훼손에 대한 우려가 있고 그 안타까움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국가안보와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는 해군기지가 꼭 필요하고 기지건설을 위해서는 최소한의 환경훼손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주해군기지 공사속도는 빨라졌다. 8일에는 제주기지 구럼비 해안 주변에서 추가 발파를 잇달아 시행됐다. 이 발파는 7일 6차례 발파를 한 데 이은 7∼10차 발파다.
해군 관계자는 이날 "낮 12시26분을 시작으로 10분 간격으로 강정항 동쪽 100m 지점 바위 위쪽 육상 케이슨 제작 예정지 4곳에서 화약을 연속으로 터트렸다"고 밝혔다.
해군 제주기지사업단 측은 이날 오전 서귀포시 안덕면 화약보관업체에서 4차례가량 발파할 수 있는 화약을 구럼비 해안으로 추가 반입했다. 육상케이슨작업장 제작에 앞서 평탄화 작업을 위해 진행되는 이날 발파는 반경 10∼20m 범위에서 이뤄졌다.
해군은 또 이날 새벽 5시께 케이슨을 실은 해상 도크(야외 작업장)를 기지 앞 해상으로 옮겨 케이슨 안에 물을 채워 무게를 늘리는 작업을 시행, 오후 3시께 임시 투하에 나설 계획이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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