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세르지오 로샤 한국GM 사장이 취임 첫 일성으로 '조직 안정'을 주문했다.
2일 부평 본사로 첫 출근한 로샤 신임 사장은 취임사에서 "앞으로 중점을 둘 부분은 임직원"이라면서 "직원들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목소리에 귀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로샤 사장이 직원들의 중요성을 언급한 것은 최근 한국GM의 잇단 인력 이탈과 조직 동요를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전임인 마이크 아카몬 사장이 지난 1월 갑작스럽게 사임한데 이어 지난달에는 연구개발 총책임을 맡은 손동연 부사장이 사직서를 제출한 바 있다. 특히 손 부사장은 이달부터 GM 본사의 소형차 개발을 총괄하는 중책을 맡기로 한 상황이어서 내부에 미친 영향은 상당하다는 평가다.
임원들의 잇단 사임과 함께 직원들 역시 성과급 지급 등을 놓고 회사에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GM은 사무직에 한해 성과를 매겨 차등 지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괄 지급하는 생산직과 비교되면서 불만이 더욱 고조되는 모습이다.
사무직 노조 관계자는 "차등 지급이 맘에 들지 않는데다 지급 시기도 늦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1분기 중 지급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경영진과 핵심 인력이 잇달아 퇴사하면서 로샤 사장의 관심은 자연스레 조직 안정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회사 관계자는 "로샤 사장의 취임 첫 해 과제는 한마디로 '내부 결속 다지기'"라면서 "조직을 추스리는데 무엇보다 역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사무직을 중심으로 제기하고 있는 성과급 지급 방식과 조직 안정을 위한 조치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쉐보레 브랜드 도입과 함께 8종의 신차 출시를 마무리했다는 점도 대외활동 보다는 내부 조직 안정에 무게를 싣는 요소다.
로샤 사장은 또 쉐보레 브랜드 1주년과 관련해 "지난 1년간 분명한 성과가 있었다"면서 "한단계 성장할 수 있는 저력이 있다"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한편 로샤 사장 취임과 함께 한국GM의 경영전략이 수정될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신차 출시시기 및 목표 등이 그 대상이다. 회사 관계자는 "로샤 사장이 제품 라인업을 짜는데 있어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로샤 사장은 1979년 GM브라질의 제품 개발 분야에서 일하기 시작하면서 GM에 합류했다. 그는 아르헨티나 로사리오 공장 프로젝트의 제품 개발 및 제품 기획 책임자, GM 남미/아프리카/중동 지역 소형차 개발 총괄 임원 등을 거쳤다.
특히 2006년에는 한국GM의 전신인 GM대우에서 제품 기획 및 프로그램 관리를 관장하는 부사장에 임명돼 근무하는 등 이미 한국과 인연을 맺은 바 있다.
이후 디트로이트 GM 본사에서 글로벌 프로그램 총괄 임원, 2009년에는 GM아르헨티나ㆍ우루과이ㆍ파라과이 비즈니스를 총괄하는 사장으로 일해왔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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