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한국경제연구원(원장 최병일)은 29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대기업정책의 쟁점과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최병일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및 대기업 정책의 현주소와 쟁점’에 대한 발표와‘전환기의 바람직한 대기업정책 방향’에 대한 토론으로 마무리됐다.
이승훈 서울대 명예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심포지엄에서는 김경묵 덕성여대 교수와 황인학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각각‘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정책의 방향’과 ‘대기업정책의 현주소와 쟁점’으로 주제발표를 진행했으며 이어진 2부는 각계 전문가의 종합토론으로 진행됐다.
한경연 최병일 원장은 “총선과 대선이 동시에 치러지는 정치의 계절을 맞아 각 당에서 쏟아져 나오는 기업관련 경제공약이 많은데 비해, 과연 이러한 공약들이 한국경제의 미래를 열 수 있는 바람직한 정책인지에 대한 진지한 토론은 부족했다”며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다양한 전문가의 의견과 분석을 청취하고 깊이 있는 토론의 장을 마련하여 전환기의 바람직한 대기업정책 방향을 함께 모색해보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날 제1주제 발표에 나선 김경묵 덕성여대 교수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 동반성장지수 산정, 협동조합에 대한 납품단가 조정협의권 부여, 협력이익배분제 등의 동반성장 정책은 우리나라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 동반성장 정책은 기대와는 달리 소득양극화 해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정부의 대·중소기업 정책은 공정한 거래조장, 기업혁신을 촉진하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선에서 그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2주제 발표에 나선 황인학 한국경제연구원 박사는 정치권의 ‘재벌개혁론’은 기업집단을 한국 특유의 비정형적인 경제조직으로 인식하기 때문이지만 기업집단은 영국과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 일반화된 조직형태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2000년에서 2010년 기간 중 30대그룹 집중도는 점진적 하향 안정화하는 추세이며 주력업종에의 특화율은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였다고 강조했다. 출총제 폐지가 대기업의 방만한 사업확장과 경제력집중을 심화시켰다는 문제인식은 사실과 다르며 이에 기초한 재벌규제 방안은 설득력 없다는 주장이다.
한편 제1주제 토론에 나선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 박사는 적합업종제도, 동반성장지수 산정 등으로 중소기업 경쟁력이 강화되면 대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협력이익배분제는 기업계 사정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도입여부를 결정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전한 중소기업 발전을 위해서 중소기업 자체의 노력은 물론 대기업의 역할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양금승 전경련 대·중소기업협력센터 소장은 대·중소기업이 해외시장 개척, 기술개발 등을 통한 경쟁력 강화, 시장창출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동반성장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중소기업간 갈등을 부추기고 성과분배에 주력하는 정책 보다는 대중소기업이 경쟁력을 높여 새로운 경영성과를 창출해 함께 성장하는 정책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제2주의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선 신광식 김&장 법률사무소 고문은 정치권에서 제시되는 출자총액제한제도의 재도입은 기업집단 문제에 대한 적절한 대응책이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개인의 비윤리적 행위나 위·불법행위의 문제를 기업집단의 문제로 치부해서 기업을 처벌하고 기업의 정상적 사업활동을 제약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 특히 경제적 약자들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기업의 정당한 생산적 사업활동을 제약하는 것은 국부의 감소를 초래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대기업 집단에 대한 통제의 논의가 최근 부활한 것은 재벌의 규모가 압도적이기 때문이며 재벌 몸집을 줄이기 위한 정책 노력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이를 위해 계열분리명령제 또는 계열분리청구제의 도입, (환상형) 순환출자 해소를 검토해 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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