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민주당 의원 명함 588장과 의정보고서, 지역 가구주 명단, 모바일투표 대상자 선정 실적표, 구청 동향보고, 선거인 모집자 명단, 예금통장 9개 그리고 2012 주민등록일제정리 세대명부. 이 모두가 선관위나 당 차원에서 발견된 자료들이 아니다. 이 자료들은 지난 27일 광주 동구 민주통합당 선거인단 모집과정에서 전 계림1동장 조모씨가 투신자살한 사건과 관련해 광주시 선관위가 현장에서 압수해 검찰에게 제출한 증거자료다. '세대명부'는 구청이나 동주민센터에서만 열람 가능한 극비 문서다.
민주통합당(이하 민주당)이 4ㆍ11 총선 공천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국민경선의 단면이다. 민주당은 동원, 조직, 돈 선거 등 구태정치를 청산하고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주겠다며 이번 총선 공천에 국민경선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선거인단 모집 과정에서 과열ㆍ혼탁 현상이 전국적으로 만연하고 급기야 광주에서는 투신자살까지 발생하며 국민경선은 전국 곳곳에서 폐해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 21일 전남 장성에서는 모바일 선거 대리 접수 '알바'를 한 혐의로 30대 1명과 고교생 5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주민들에게 전화를 걸어 "이번 선거에서 누구를 지지하느냐"고 물어 자신들이 지지하는 후보와 동일할 경우 선거인단 대리 등록을 해줬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광주의 한 요양원에서 국민경선 대리등록이 이뤄졌다는 신고가 접수돼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신경민 민주당 대변인은 "광주 동구 등에서 선거인단 모집과 관련해 발생한 일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어떤 불법행위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광주 자살사건 외에도 모바일 투표와 관련해선 대리접수와 알바 동원 등 곳곳에서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어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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