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한국, 중국 대추격 비상
차이나 부스 봐라…10년전 우리가 하던 그대로 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이 맹활약하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2'에서 '중국 경계령'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의 기술력과 자신감, 빠른 성장세를 경계하지 않으면 조만간 추월당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그 배경이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27일(현지시간) MWC 2012에서 "ZTE, 화웨이 등 삼성전자 전시관 바로 옆에 붙어 있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를 봐라. 10년 전 우리가 했던 일을 그대로 하고 있다"며 "중국 업체의 발전 속도가 무섭다"고 털어놨다. 최 부회장은 올해 최대 기대작인 갤럭시S3를 MWC에서 공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중국 업체들이)속은 못 베끼지만 외관이 비슷한 제품은 우리가 출시도 하기 전에 내놓을 정도"라고 토로했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우려는 전시장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중국 휴대폰 업체인 ZTE와 화웨이는 글로벌 기업들이 둥지를 튼 제 8전시관에 부스를 마련했다. 게다가 삼성전자 바로 앞에 자리를 잡아 마치 삼성전자를 압박하는 분위기다. 그만큼 중국 기업들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특히 화웨이는 유일하게 자체 제작한 프로세서를 탑재한 쿼드코어 스마트폰 2종을 공개했다. LG전자 등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는 전부 쿼드코어 스마트폰의 칩셋을 엔비디아에서 공급받는다. LG전자 관계자는 "화웨이가 쿼드코어 스마트폰을 내놨다는 말에 깜짝 놀라 화웨이 부스를 가봤다"며 "아직 조악한 측면이 없지 않지만 우리와의 격차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중국 업체의 빠른 성장세는 국내 기업들에게는 위협적이다. ZTE는 지난해 4분기 전체 휴대폰 시장에서 1890만대를 판매해 LG전자(1694만대)를 제치고 4위에 올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작년만 해도 중국 제품을 보면 아직 멀었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우리와의 격차가 점차 좁아지고 있다"며 "아직은 아니지만 향후 중국 업체가 우리를 위협하는 존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르셀로나=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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