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세계 축구화 시장을 석권했던 아디다스가 10대 소녀에 눈을 돌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허버트 하이너 아디다스 그룹 CEO가 "올해 10대를 타겟으로 한 아디다스 네오를 통해 매출을 신장시키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20일(현지시간)보도했다.
아디다스는 네오의 매장수를 늘리고, 소셜미디어 등을 활용함으로써 14~19세의 소녀들을 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15년에는 10억유로(1조48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아디다스 네오는 올해 독일 함부르크를 시작으로 독일에서만 10개의 매장을 낼 계획이며, 미국에서는 백화점과 신발 유통 체인을 통해 판매에 나서고고 있다. 또 지난 3년간 러시아, 인도, 중국에 진출해 상당수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의 아디다스 네오의 성과에 대해 시장의 평가는 호의적이다. 독일 소재의 은행인 실비아 쿠완트의 애널리스트인 마크 조지프슨에 따르면 아디다스 네오는 2010년에 4억유로의 매출을 올렸으며, 지난해에는 5억유로의 판매고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했다.
에릭 스태밍어 아디다스 브랜드 CEO는 "아디다스가 그동안 스포츠를 통해 소년들에게 친숙한데 반해 10대 소녀들은 그동안 타겟 그룹으로 정하지 않았다"면서 "소녀들은 패션에 보다 민감해할 것이기 때문에 이번에 네오를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아디다스가 네오를 통해 10대 소녀들의 주목하는 것은 단지 이 시장에서의 매출만을 늘리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아디다스는 네오를 통해 현재 돈이 넉넉하지 않는 소비자나 가난한 나라의 소비자들도 아디다스의 제품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해, 나중에 이들이 소득이 늘면서 아디다스의 프리미엄 제품을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아디다스의 10대 소녀 시장 도전장에 대해 시장의 반응은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H&M는 지난달 26일 5분기 연속 순이익 감소했다고 밝혔음에도 올해 275개의 매장을 늘리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인디텍스의 경우에도 자라(zara) 매장을 추가로 늘리고, 온라인 판매시장에서 진출하는 등 시장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황이다.
베스트도이체란데스방크(WestLB)의 애널리스트 토마스 에플러는 "아디다스가 소매 시장에서 경험을 가지고 있지만, 브랜드 차별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소셜 미디어를 이용하는 것은 아디다스를 다른 제품과 차별하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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