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기획재정부가 정치권의 복지 포퓰리즘에 맞서겠다는 각오를 거듭 밝혔다.
재정부 복지 태스크포스팀(TF)이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복지공약 소요 예산을 추계해 내놓은 20일, 박재완 장관은 올해 첫 확대 간부회의를 소집해 "떠돌아다니는 의견인 '부의'(浮議)나 다수의 의견인 '중론'(衆論)에 흔들리지 말고 정론(正論)에 충실하라"고 주문했다. "중심을 잡고 나아간다면 여론도 우리 편이 되고 역사도 알아줄 것"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정치권의 복지 경쟁 속에 나라 곳간의 파수꾼 역할을 제대로 해달라는 당부로 풀이된다.
박 장관은 이날 조선 중기의 대표적인 도학자 남명 조식(1501~1572)의 시 '제덕산계정주'(題德山溪亭柱)'을 인용하며 말문을 열었다. 싯구 가운데는 '천석에 이르는 큰 종(種)은 크게 두드리지 않으면 전혀 소리가 나지 않으리라'는 대목이 있다. 복지 홍수에 맞서는 일이 당장은 성과가 없는 듯 보여도 설득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다.
박 장관은 이와 함께 손자병법의 '구변편(九變篇)'을 언급하며 '적이 오지 않을 것이라 믿지 말고, 적이 언제 오더라도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격언을 되새겼다.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해이지만, 끝까지 업무에 최선을 다 해달라는 당부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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