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듀폰의 손해배상 청구금액 1조원은 산정방식이 극히 잘못됐다.”
코오롱이 미국의 화학회사 듀폰과의 1심 판결에서 나온 손해배상 금액 1조원은 잘못된 계산에 의해 나온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서 주목된다.
17일 코오롱에 따르면 원종헌 코오롱인더스트리 부사장은 최근 열린 실적 발표회에서 듀폰과의 첨단섬유 소송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 “듀폰이 제기한 1조원 손해배상 금액은 지난 30년 동안 듀폰이 아라미드를 개발하며 들인 연구개발(R&D)비와 인건비 등 모든 금액을 다 포함해 산정한 금액”이라고 밝혔다.
이는 듀폰 측이 코오롱인더스트리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금액을 끌어올리기 위해 상식을 벗어난 부분까지 계산해 손해배상을 청구했다는 이야기다. 영업비밀 침해에 관한 소송에서 손해배상을 청구할 때는 연구개발비 등 개발에 들어간 부분이 아니라 실제로 피해를 본 액수를 토대로 손해배상 금액을 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원 부사장은 “아직 1심 판결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으며 1심 판결이 끝나면 한두달 내에 항소심이 계획돼 있다”며 “항소심에 가면 결과가 바뀔 것”으로 예상했다.
소송 충당금과 관련해서는 “현재 회계법인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 중”이라며 “만약 듀폰 측에서 미국 내 코오롱인더스트리의 매출채권에 대한 강제집행을 행사해서 장부상에 손실을 확정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면 매분기별로 100억원에서 150억원가량을 올해부터 쌓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미국 시장에서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관련 제품으로 연간 500억~6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추정하에 나온 수치다.
한편 듀폰은 지난 2009년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자사의 아라미드 섬유 케블라의 영업 비밀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후 미국 버지니아주 리치먼드 연방법원은 지난해 11월 코오롱인더스트리가 듀폰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인정해 손해배상금으로 9억1990만달러를(약 1조원)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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