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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폭한 로맨스>, 아주 보통의 연애로 쌓아올린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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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폭한 로맨스>, 아주 보통의 연애로 쌓아올린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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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폭한 로맨스> 13회 수-목 KBS2 밤 9시 55분
하룻밤 사이, 누군가는 사랑을 확인했고, 누군가는 이별을 했다. <난폭한 로맨스> 13회는 이제 막 시작하는 연인 동아(임주은)와 태한(강동호)이 서로에게 마음을 여는 순간과 아주 오래된 연인 무열(이동욱)과 종희(제시카)가 사랑의 끝을 확인하는 순간을 교차해서 그렸다. 그 극과 극의 장면에서 <난폭한 로맨스>는 작품 전체를 통해 일관성 있게 이야기 해온 사랑의 속성을 다시 한 번 정의한다. 6회에서 각자 다른 피가 흐르는 양 매순간 대립하기만 하던 은재(이시영)와 무열이, “맞아. 야구는 때로 사람을 구해”라는 대화로 서로에게 처음 교감하는 순간을 포착했던 것처럼.


동아와 태한은 은재와 무열보다 더 극단적인 커플이다. 동아는 부모님을 사고로 잃은 뒤 공상의 세계를 통해 냉혹한 현실을 방어해왔고, 태한은 로봇에 비유될 만큼 냉철한 현실감각을 지녔다. 너무도 다른 두 사람은 호기심과 호감의 경계를 넘나들며 교제에까지 이르지만 각자의 세계에 대한 교감을 바탕으로 한 것은 아니었다. 어제 둘은 ‘고장난 교감신경’처럼 어긋나며 서로에게 겁이 났던 마음을 처음으로 인정하고, 은재와 무열이 그랬듯이 비로소 ‘서로의 우주가 교차하는 순간’을 경험한다. 사랑이란 이처럼 교감과 공감의 세계 위에 서서히 쌓아올려진 감정이다. 서로 공유하던 추억의 장소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에 비유한 무열과 종희의 이별에서도 드러나듯이. 아마 둘의 사랑의 시작도 그러했을 것이다. 그리하여 이 드라마는 제목처럼 엉뚱하고 때론 헐렁해 보이지만, 실은 매우 섬세하고 사려 깊은 방식으로 아주 남다른 로맨스를 ‘아주 보통의 연애’로 공감하게 한다.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김선영(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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