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화수·이정근, 취업포털 자존심 충돌

사람인, 업계 첫 직상장 앞두고 잡코리아 맹추격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해마다 30%씩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국내 취업포털 시장을 두고 토종과 외자사 간 1위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사람인이 업계 최초로 직상장을 앞두고 있어 올해가 향후 시장 판도 변화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취업포털 시장은 지난 2008년 이후부터 잡코리아-사람인의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1370억원대 시장의 절반을 잡코리아가 차지하고 사람인(25~30%)이 뒤쫓고 있는 형국이다.

잡코리아(대표 김화수)는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불려왔다. 2002년 구인·구직 솔루션 업체 '휴먼피아' 인수를 시작으로 게임인력 구인·구직 사이트 '게임잡', 프로그래밍 및 디자인 전문 취업사이트 '데브잡', 아르바이트 전문사이트 '오늘의 아르바이트'에 이어 교육 전문 '에듀잡', 미디어 전문 '미디어통' 등 경쟁사들을 무섭게 흡수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외형을 키운 잡코리아는 2000년대 초반부터 1위 자리를 꿰찼다.

그러나 2005년 미국 최대 취업사이트 '몬스터닷컴'이 1000억원에 사들이며 외국계 기업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이후 막강한 자본력을 내세운 잡코리아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업계 1위를 수성해왔다.

(왼쪽부터)김화수 잡코리아 대표, 이정근 사람인 대표

반면 다우-키움그룹의 계열회사인 사람인(대표 이정근)은 2005년에서야 뒤늦게 취업포털 시장에 뛰어들었다. 사람인의 전략은 '매칭(Matching)플랫폼'이란 차별화였다. 취업포털 사업을 일종의 매칭 포털로 보고 공채 달력, 커뮤니케이션 통통통 등 온라인 취업사이트 내 소통 중심의 서비스를 정착시킨 것. 이정근 대표의 전략은 주효했다.

사람인은 현재 공채 점유율에서 잡코리아와 엎치락뒤치락 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공채에 특화된 서비스를 펼쳐온 사람인은 공채 시즌에 전통 강자인 잡코리아는 비공채 시즌에 상대적으로 높은 점유율을 보이는 식이다.

취업포털의 경쟁력을 말해주는 방문자수(UV)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인터넷 리서치업체 코리안클릭이 집계한 지난해 하반기 방문자수는 225만명으로 잡코리아를 눌렀다. 특히 최근 4년간 매출액이 연평균 54.3%나 증가, 업계 평균(30%)을 웃돌아 경쟁사들을 압도했다. 설립 7년 만에 업계 6~7위에서 1위를 다투는 기업으로 훌쩍 성장한 것이다.

이 여세를 몰아 사람인을 운영하는 사람인 에이치알(HR)은 오는 21일 업계 최초로 단독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공모 자금은 최대 121억5000만원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람인이 급성장하면서 잡코리아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며 "양사간 경쟁이 극대화되면서 취업포털 서비스도 빠르게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