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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물갈이...보좌관들 구직 아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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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보다 더 떨고 있는 보좌관들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 모 의원실에서 근무중인 김상철(가명) 보좌관은 출근하자마자 컴퓨터 앞에 앉아 국회에서 제공하는 사이버어학원에 접속한다. 2주 앞으로 다가온 토익 시험에 대비하기 위해 하루에 6개의 강의를 듣는다. 의원과 다른 보좌직원들은 전부 지역구에 내려가 있어 공부하기엔 최적(?)의 조건이다.

# 박재민(가명) 보좌관은 최근까지 모시던 의원이 아닌 다른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로 내려갔다. 4년간 보좌하던 의원이 최근 불출마 선언을 했기 때문이다. 그는 19대 국회에서도 보좌관으로 재임용되기 위해 당선 가능성이 높은 다른 의원을 택했다.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의 최근 모습이다. 4월 총선을 앞두고 보좌관들이 의원들보다 더 떨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현역의원 교체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자 재임용을 걱정하고 있는 모습이다. 재임용을 일찌감치 포기해 지역구 파견을 거부하고 구직 준비를 하는 보좌진도 늘고 있다.

299명의 국회의원에게는 4급 보좌관 2명과 5급 비서관 2명, 6급ㆍ7급ㆍ9급 비서 1명씩 총 7명의 보좌진을 임명할 권리가 주어진다. 18대 국회에서 일하는 보좌진의 수만 2100여 명에 육박한다. 7명의 보좌진은 공무원 신분이지만, '별정직 공무원'이라는 이름에는 신분이 불안정하다는 뜻도 포함되어 있다. 총선을 앞둔 시즌에는 소속 국회의원의 재선 여부에 따라 승진할 수도 있고, '실업자'로 전락할 수도 있다.


여당 보좌진은 총선 참패 분위기 탓에, 야당 보좌진은 공천 물갈이 우려에 잠을 못 이루고 있다. 지역구 여론 동향에 의원보다 더 민감한 이들은 최근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먼저 알아차렸다. 지역구 주민을 만나고 내부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든 보좌관들은 한숨을 쉬고 있다. 의원보다 당장 자신의 생계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현역 의원을 교체해야 한다"는 여론이 50%에 육박한다는 결과는 보좌관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새로운 의원이 국회에 입성하면 일반적으로 2명 이상의 측근을 보좌진으로 채용한다. 경력을 고려해 전문성있는 보좌관을 재고용하려고 해도 100% 재고용이 불가능한 이유다. 17대 국회에서 18대로 바뀌면서 재임용된 보좌관은 60% 수준에 머물렀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700명이 넘는 보좌관이 실업자로 전락한 것이다. 보좌관의 연령이 30대 후반~40대 초반에 몰려있는 점을 감안하면 한 가족의 가장이 일자리를 잃는 셈이다.


이 때문에 당선 가능한 다른 의원을 찾아 선거를 돕는 경우도 생겨났다. 의원 보좌역할을 하며 알게된 기업체 임원들에게 전화를 돌리며 일자리 알선을 부탁하는 모습도 종종 눈에 띈다.


A의원실 보좌관은 "총선만 다가오면 재고용 걱정에 머리가 다 빠질 지경"이라며 "내년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큰 아이를 보면 빨리 안정된 일자리를 찾아야겠다는 생각만 맴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고위공무원들을 국회로 불러내 질책하던 보좌진들의 호기와 배짱은 총선을 앞두고 고개를 숙였다.




이민우 기자 mwle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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