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쟁에서 앞서나가다 일격을 맞은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추 주지사가 당초 입장을 바꿔 세금 내역을 공개했다.
전국지지도에서 깅그리치가 앞서나가는 등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의식한 행동으로 파악된다. 깅그리치 역시 공세의 빌미를 제공할만한 사안에 대해 적극적인 대체에 나섰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롬니는 2010과 2011년 2년 수입이 4250만달러라고 밝혔다. 납세 예상액은 620만달러로 추산했다.
롬니와 부인이 납부한 세율은 지난 2010년 13.9%였다. 2011년에는 15.4%의 세율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했다.
당초 롬니는 오는 4월경 세금 내역을 밝히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예비경선)에서 2위에 그친후 입장을 선회했다.
롬니는 지난주 자신의 세율을 밝힌 후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 등 경선 라이벌들의 공세에 시달렸다. 그가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는 사이 일부 표심이 돌아섰고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다.
미국 세법상 근로임금에 대한 세율이 최고 35%에 달하지만 롬니의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자본이익에 대한 세율을 15%에 불과해 지난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에서 상당수 표심이 롬니에게서 등을 돌린 것으로 추정된다.
롬니의 세금 내역 공개후 미국 주요 언론들은 롬니의 기부 등 공제내역 등을 연이어 보도 하고 있다. LA타임스는 롬니가 몰몬교 교회에 수입의 16%를 기부했다고 보도했다.
사우스 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에서 1위에 오른 깅리치 역시 논란거리를 잠재우기 위한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미국의 주택에 대한 무리한 투자와 대출을 진행하다 주택위기를 불러온 프레디맥의 로비스트 활동 논란에 대한 꼬리 자르기를 위한 조치다.
그가 운영하는 컨설팅 회사가 공개한 담보대출회사 프레디맥과의 2006년 계약서 사본에 따르면 깅리치가 프레디맥으로 부터 한해 받는 액수는 30만달러였다. 하지만 이전의 계약 내용은 밝히지 않아 논란의 빌미를 남겼다.
깅리치와 프레디맥의 관계는 롬니의 세율 만큼이나 이번 대선 후보 경선에서 중요한 변수로 떠오른 상태다. 프레디맥은 2008년 주택경기 부진에 따른 서브프라임 사태를 거치며 수십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의 부담을 지워 비난을 받고 있다. 이런 회사와 깅그리치가 거액의 계약을 진행 한 것은 롬니에게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롬니측 대변인 브라이언 존스는 "이번 계약 공개는 더 많은 의문을 제기한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롬니는 플로리다 프라이머리를 앞두고 TV 광고를 통해 "플로리다의 가족들이 모든 것을 잃었을 때 깅리치는 위기를 초래한 기업에서 160만달러 넘게 돈을 받았다"며 공격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USA투데이는 깅그리치가 전국지지도에서 롬니를 앞섰다는 여론조사결과를 보도했다.
갤럽 조사에 따르면 공화당원 중 31%가 깅그리치를 지지했다. 롬니 지지율은 27%에 그쳤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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