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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서울, 관광객이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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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서울, 관광객이 채웠다 23일 오후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명동 거리는 쇼핑을 나선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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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3시간 동안 자유시간입니다. 길은 절대 건너지 마시고 명동 안에서 S자로 돌아다니면서 마음껏 구경하세요. 3시간 후에 18번 출구 앞에서 만나요."

설날인 23일 오후 내국인들은 고향으로 떠나 서울이 텅 빈 시간. 한 무리의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이 여행가이드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명동 한복판으로 힘찬 걸음을 옮겼다.


우리나라의 설날과 같은 중국의 '춘절(22일~28일)'을 맞아 중국인들이 대거 한국 관광에 나서고 방학을 맞은 동남아시아 젊은이들이 몰려들면서 텅 빈 서울을 외국인 관광객들이 가득 메웠다.

에뛰드 하우스, 스킨푸드, 더페이스샵 등 브랜드숍 화장품업체들은 설 연휴에도 외국인 손님들을 맞이하느라 바빴다.


한국 화장품 리스트를 꼼꼼히 적어 와 친구들 것까지 대신 구매를 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모습에서 한국 화장품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태국에서 온 라까나(32·여)씨는 에뛰드 하우스, 더페이스숍을 거쳐 스킨푸드 매장까지 연달아 방문했다.


그가 보여준 영수증에는 '에뛰드 하우스 34만9000원', '더페이스샵 15만3000원' 등 한사람이 구매하기에는 꽤 많은 금액이 찍혀 있었다. 이도 모자라 스킨푸드에서도 4~5페이지 가량의 구매 리스트를 꼼꼼히 체크하면서 40만원 가량의 화장품을 구매했다.


라까나씨는 "나 혼자 쓸 것이 아니라 친구들의 부탁을 받고 사는 것"이라면서 "한국 화장품이 싸고 품질이 좋아서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텅 빈 서울, 관광객이 채웠다 태국에서 온 라까나씨는 구매할 화장품 목록을 4~5페이지나 되는 프린트물에 꼼꼼하게 메모해 왔다.


티니위니 등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패션 매장 뿐아니라 평소 내국인들로 북적이는 자라, 유니클로 등 SPA 매장도 이날만큼은 외국인들로 북적거렸다.


티니위니 매장 관계자는 "한국서 사면 중국 현지 가격보다 약 2배 정도 싸게 살 수 있어서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다"면서 "특히 가방같은 경우는 선물용으로 2~3개씩 사가는 사람이 많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에서 방학을 맞아 한국을 찾은 유진(18· 남)은 "티니위니에서 약 100만원 정도 돈을 썼다. 내 돈은 아니고 부모님이 여행경비로 주셨다"면서 쇼핑백을 들어보였다.


포에버 21에서 만난 대만인 관광객 호수혜(25)씨는 한국어에 능통했다.


그는 자신을 한국어로 '회사원'이라고 소개하면서 "대만도 지금 설 연휴다. 8일 동안 쉬기 때문에 한국에 놀러왔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좋다"면서 "한국 드라마를 주로 많이 본다. 한국이 좋아서 한국어 학원을 다녔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 오면 주로 쇼핑하고 먹는다"면서 "떡볶이, 닭갈비가 맛있다"며 웃음 지었다.


유니클로 매장에도 많은 외국인들이 다녀갔다.


매장 점원은 "오늘 중국인들이 많이 다녀갔다"면서 "아직 춥기 때문에 방한제품을 많이 사갔다"고 말했다. 그는 "유니클로는 일본 브랜드인데 일본 사람들도 와서 꽤 많이 사갔다"고 덧붙였다.


유니클로 매장에서는 단체로 한국을 찾은 인도네시아 관광객들도 만날 수 있었다. 어머니와 함께 한국 여행을 온 한 인도네시아 학생(17·여)는 "스파오(이랜드) 매장에서 가방과 신발을 샀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명동거리뿐 아니라 면세점에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려 내국인들의 빈자리를 채웠다. 설날 당일 영업을 하지 않아 썰렁했던 소공동 롯데백화점과는 달리, 10층 면세점으로 올라가자 중국인 관광객들로 붐볐다.


가이드가 "달팽이 팩 받아가세요"라고 외치자 중국인 관광객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이들은 너나할 것 없이 달려들어 '달팽이팩'을 두 세 개씩 가방에 챙겨 넣었다.


가이드는 "롯데면세점에서 한국 방문을 감사하는 뜻으로 무료로 주는 것"이라면서 "외국인들에게 '달팽이 팩'이 인기가 좋다"고 설명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끊임없이 한국을 찾으면서 면세점에서는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제품들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제품 입고가 느린 명품의 경우는 일부 제품이 품절되기도 했다.


한삼인 매장 점원은 "중국인들은 '자라탕' 같은 슬로우 푸드를 자주 해 먹기 때문에 함께 넣어서 먹을 수 있는 뿌리인삼을 많이 찾는다"고 귀띔했다.


에르메스 매장 한 관계자는 "중국인들이 H로고가 새겨진 벨트를 참 좋아하는데 그 제품은 다 팔리고 현재 품절된 상태"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들은 고급 한방 화장품, 시계, 명품잡화 등 가격대가 높은 제품을 주로 구매해 면세점의 '큰 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티파니 매장 관계자는 "면세점에서 실제로 구매를 하는 중국인들은 고가 제품을 위주로 본다"면서 "가격이 비싸더라도 다이아몬드가 박힌 화려한 제품을 선호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롤렉스 매장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하루에 시계를 3개 정도 사간다고 하면 다이아몬드가 박힌 제품은 반드시 한 개씩 나간다"면서 "1200만원대의 고가 제품이지만 중국인 고객들이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텅 빈 서울, 관광객이 채웠다 23일 오후 유니클로 매장은 인도네시아에서 온 단체관광객들로 북적였다.




박소연 기자 mus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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