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패션브랜드, 백화점의 승부수
-럭셔리 스포츠·수입 캐주얼 브랜드 등
-마니아층 '충성 고객' 생겨…매출 쑥쑥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백화점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업체들이 단독 패션 브랜드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
각 백화점마다 브랜드를 독점적으로 선보이는 이유는 독특함을 무기로 집객효과를 이끌어내고 충성도 높은 고객을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에서 단독으로 운영하고 있는 럭셔리 스포츠웨어 아디다스 포르쉐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약 100%가량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디다스 포르쉐 디자인 스포츠는 아디다스와 포르쉐 디자인 간의 협업으로 탄생한 최고급 라인이다.
신세계 백화점 관계자는 “스포츠 브랜드가 명품관에 입점 돼 있는 것이 이색적이고 최고급 라인이다 보니 고객들의 선호도가 상당히 높아 출시 1년 만에 2배 성장했다”고 귀띔했다.
이 백화점에서 단독으로 선보이는 또 다른 브랜드 '베이프' 역시 마니아층이 형성돼 내놓는 제품마다 완판을 기록하는 등 선전하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베이프는 일본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로 최근 스트리트 패션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면서 “국내에서는 신세계 본점 딱 한 곳에 매장이 있어 유명 디자이너와 협업한 제품 등이 국내에 수십벌씩 들어올 때마다 완판된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이 지난 2007년 들여와 독점적으로 운영하던 쥬시꾸뛰르는 강남 지역 주부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타 업체로까지 확대된 사례다.
쥬시꾸뛰르는 갭, 유니클로 등 수입 캐주얼 브랜드에 비해 가격대가 높은 고급 브랜드로 20대에서 50대까지 폭넓은 연령층이 선호하며 단골고객 비율이 높은 편이다.
겨우 12~18평 규모의 매장에서도 억대의 매출을 올리기 때문에 효율을 중시하는 백화점에선 효자매장으로 통한다. 지난해 점포별로 15~20% 신장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아직 국내에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해외여행, 유학경험으로 해외 패션정보에 밝고 구매력이 있는 고객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이 지난 2006년 국내로 들여온 이탈리아 직수입 브랜드 훌라는 한국만의 단독 라인이 나올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에만 6개 매장이 확대됐으며 신세계, 현대, AK플라자 등 타 업체로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패션 차별화를 위해 단독 패션 브랜드를 육성하고 있다”면서 “훌라처럼 인기를 끄는 브랜드는 '적과의 동침'이라고 하면서 타 업체에 입점을 시키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롯데는 훌라 외에도 여성복 브랜드 타스타스, 남성 셔츠 브랜드 헤르본, 아동복 메조피아노, 드팜, 짐보리 등을 단독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타스타스의 경우 매월 40% 정도 가파른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손영식 신세계 백화점 패션담당 상무는 “백화점들이 상품을 차별화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데 그중 하나가 패션 단독 매장”이라면서 “편집 매장을 통해 소비자 반응을 보고 괜찮으면 단독 매장을 낸다. 다른 곳에 없는 단독 매장이 손님을 이끄는 효과가 크고 마니아층을 형성하면서 특정 백화점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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