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20% 올리겠습니다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광동제약이 우황청심원 가격을 20% 올린다. 원료값 상승과 약가인하로 인한 매출 감소분을 상쇄하기 위한 조치다. 다른 제약사들도 가격 인상을 검토하는 등 새해벽두부터 약값 인상이 잇따를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이달 중 우황청심원 공급가를 20% 올릴 계획이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원료가 되는 우황 값이 두 배 이상 올랐는데도 그동안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가격을 유지해왔다"며 "수익성 악화로 더 이상(가격 인상을) 미룰 수 없다"고 말했다. 인상폭은 20%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약국 판매가는 우황청심원변방환제의 경우 기존 3000원선에서 3500원선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가격 인상은 원료값 상승과 약가인하로 인한 매출 감소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라며 "다른 제약사들도 이미 가격을 올렸거나 올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동제약은 이달 1일부터 3년 만에 종합비타민 아로나민골드와 아로나민씨플러스 공급가를 10% 넘게 올렸다. 일동제약측은 "회사의 간판 품목이어서 약값 인상에 대한 부담이 컸다"면서도 "원자재 가격은 물론 물가 상승 압박으로 약값 인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태평양제약도 붙이는 소염진통제 케토톱 공급가를 5% 인상했고, 조선무약도 청심원과 위청수 가격을 올렸다. 이 밖에 동화약품과 베링거인겔하임도 대표 상품인 까스활명수와 둘코락스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약사들은 원가 상승 부담을 약값 인상의 주된 이유로 내세운다. 원가 및 부대비용 등이 급격히 상승함에 따라 원가부담률이 높아져 불가피하게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위축된 전문의약품 시장에서의 부진과 약가인하로 인한 매출 손실분을 만회하려는 측면도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소비자 부담을 우려해 가격 인상 요인을 안고 왔지만 이제 약값을 올리지 않으면 손해를 보는 한계 상황에 달했다"면서 "물가에 대한 정부 방침이 부담이 되긴 하지만 올해 제약 환경을 감안하면 앞으로 주요 일반약의 가격 인상이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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