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윤석 부회장 노벨리스 지분매각
971억원 자금투입 성사 여부 주목
[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대한전선과 설윤석 부회장이 보유했던 노벨리스코리아 지분매각 대금이 최근 입금 완료되면서 설 부회장의 매각대금 용처가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한전선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탄력을 더하기 위해 설 부회장이 사재를 털어 회사살리기에 직접 나설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노벨리스코리아 지분매각 대금 2100억원 가운데 1200억원이 대한전선에 유입됐고, 나머지 971억원은 설 부회장의 보유 지분매각분이기 때문에 개인 통장에 입금됐다. 앞서 지난해 11월 대한전선은 노벨리스코리아 주식 457만5600주 모두를 노벨리스 본사인 노벨리스Inc에 주당 2만7000원에 매각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설 부회장도 노벨리스코리아 보유 지분 359만9600주를 같은 조건으로 매각했다.
설 부회장 매각 대금의 용처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야 하는 대한전선 입장에서는 오너가의 도움이 아쉬운 상황이다. 970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차입금 규모를 줄이는데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은 물론 투자자와 채권은행에 재무구조 약정을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4일에는 양귀애 대한전선 명예회장이 자사주 취득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설 부회장이 이 자금을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사용할 경우,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유입이 가장 현실성 있는 방안으로 제시된다. 대한전선도 유동성 확보를 위해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검토하고 있어 이 방식에 무게감이 실린다.
대한전선은 유상증자와 관련해 하나대투증권과 협의 중에 있으며, 증자 방식은 주주배정 후 일반공모 형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상증자가 진행되면 설 부회장 참여도 가능하다.
대한전선은 현재 남아있는 약 1조4000억원의 차입금을 유상증자와 함께 추가적인 자산매각으로 줄여 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방종욱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재무구조 약정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자산매각과 함께 유상증자도 병행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유상증자와 안양공장 부동산 정리로 5000억~6000억원 가량의 차입금을 줄 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유상증자 여파로 주가가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럼에도 이런 결정을 내린다면 재무구조 정상화 속도를 더 빠르게 하겠다는 오너의 의지가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선호 기자 like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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